한국일보

진정한 승리자가 되려면

2008-11-03 (월)
크게 작게
정춘석(목사/뉴욕그리스도의 교회)

요즘같이 발달된 세상에서 동호회니, 커뮤니티니, 카페니 하면서 뭔가 키워드가 맞는 사람들끼리 모임을 갖고 친해지는 일은 드문 일이 아니다. 이미 친해진 부류들은 정말로 철저할 정도로 끼리끼리 노는 경우가 많다.
어쩔 수 없는 현상이라 할지는 몰라도 정말 자기 좋을대로만 행동한다. 이러한 행동은 다음과 같은 변수에 따라서 짜증나는 모습과 자연스러운 행동이라는 극과 극의 분류로 변화된다. 융화되지 못한 사람들을 챙겨주고 같이 어울리려고 하는 노력을 하는 사람들의 유무다. 그런 사람들이 한 두명만 있어도 왕따는 생기지 않으며 같은 집단인으로서의 괴리감이 완화된다.
그러나 어떻게 보면 간단한 그런 행동을 조금도 신경쓰지 않는 부류들이 정말로 많다. 그래서 이것은 왕따 현상과 괴리감, 집단의 갈라짐 현상으로 나타난다.

왕따를 당하지 않기 위하여 노력하는 사람들과 스스로 왕따 자리에 서 있는 소수의 사람들로 나눌 수 있다. 즉 소외감으로 오는 좌절이나 슬픔을 느끼는 왕따와 진리 탐구와 사색으로 스스로 아웃사이더적 왕따가 된 사람들이다.끼리끼리를 좋아하는 우리네 관습이 정치 속으로 들어가면 코드라는 말로 둔갑하면서 이권으로 발전된다. 그래도 따로따로 보다는 낫다는 말이 있으나 유유상종이라는 옛 말을 내세우며 오늘도 무리 짓기에 바쁘다.“네가 뭘 모르는지 모른다(You don’t know what you don’t know)”라는 미국 속담이 있다. 안에서 끼리끼리 모여 있으면 뭘 모르는지 모른다. 밖을 향해 글로벌 시각과 경험이 필요하다. 역량을 한 단계 끌어 올리려면 다른 사람과 만남이 필요하다.
내가 전공하는 전문분야와 다른 분야의 전문가와 부딪혀야 한다. 한 분야의 전문가일수록 다른 분야의 전문가와 부딪힐 때 굉장히 상승효과가 있다. 그래서 다른 분야의 사람들을 만나야 된다는 것이다.자기 분야에서 10년 정도 하면 전문가 소리를 조금 듣게 된다. 경험의 풍부함과 전문가로서 갚음, 또 능숙한 세련미는 장점이기도 하다. 그러나 자기 분야만 보면 한계에 빠지게 된다는 것이다.


내가 살아왔던 방식, 내 패턴, 그걸 그대로 고집부리면 한쪽은 타버리고 한쪽은 설익은 고기밖에 될 수 없다. 자기 분야의 사람만 만나면 썩게 되어 있다. 항상 다른 분야의 전문가들을 만나야 한다. 다른 분야, 적어도 일주일에 몇 번 정도는 만나야 그것이 여러분을 온전하게 서 있는 길로 인도하는 지름길이 될 수 있다.미국이라는 합중국에 살면서 끼리끼리 오순도순, 고만고만해서는 안된다. 요나단 시걸처럼 갈매기의 꿈을 갖고 부딪쳐 보고, 만나보고, 새로운 길을 떠나보자. 끼리끼리의 잇점과 편리함이 멀
리 보면 나를 얽매이는 또 하나의 줄임을 알아야 한다.
아직도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다. 왕따가 무어냐고 아들에게 물었더니 왕을 따르는 무리들이라고 답해 주길래 그 말이 옳다고 했다. 내가 따돌림을 받았기에 억울하고 답답하고 섭섭하고 외톨이가 아니라 왕을 따르는 새로운 직분을 맡은 자로 당당하게 사는 법을 배워야 한다.

모세는 궁중을 떠나 광야의 생활을 통해 지도자로 거듭났다. 광야로 나가는 길을 두려워 말라. 세상을 알고 세상에 태어난 것이 아니다. 부딪혀가며 배우는 것이고 다른 사람들과 만남이 흥미롭고 많은 깨달음을 주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오늘도 늘 만나는 사람보다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는 사람을 향하여 손을 내밀어 보자. 다름 속에서 승리하는 자가 진정한 승리자가 될 수 있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