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비빔밥이 주는 교훈

2008-10-30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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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복(전통 식생활연구원장/세계 한식요리대회 조직위원장)

독특한 맛, 향, 색, 모양을 지닌 찬(饌)은 굳이 같이 섞이지 않아도 각자의 개별 요리로 손색이 없다.그런데 비빔밥은 우리가 주식으로 하는 밥을 중심으로 모든 찬과 양념이 섞일 때 오미(五味)를 뛰어넘는 훌륭한 맛을 낸다.이 비빔밥은 서양의 시간계열형 코스 음식에서 생각해낼 수 없는 주·부식의 구별이 분명한 동양 특히 한국의 전개형 식단이 만들어 낸 독특한 문화이다. 이 비빔밥의 유래를 제례문화, 군사문화, 두레문화, 사찰문화, 오신채 비빔밥인 입춘 비빔밥등이 있다. 일부 학자는 묵은 음식 처리설, 몽진설, 헛제사밥등을 함께 이야기하는 경우가 있으나 이는 논리의 근거가 아주 희박하다.

여기서는 비빔밥의 유래를 따지자는 것이 아니므로 이쯤 생략을 하고 어쨌든 비빔밥은 각자의 찬이 자신의 개성을 죽이고 더 큰 가치를 위해 자기 희생을 하며 화합을 이루어 독특한 맛을 내는 것이다.이렇게 훌륭한 비빔밥 문화를 만들어 낸 한국인들이 모래알 처럼 살아가는 것을 보면 참으로
안타깝다.언젠가 김성환 화백의 고바우 영감에 나온 만화의 이야기이다. ‘영국인은 셋이 모이면 토론을 시작하고 독일인은 셋이 모이면 설계를 시작하고 프랑스인은 셋이 모이면 합창을 시작하고 중국인은 셋이 모이면 장사를 시작하고 한국인은 셋이 모이면 고스톱을 시작한다.’ 일부 고스톱
을 안 치는 것은 아니지만 이런 말이 무색할 정도로 한국에서 고스톱은 그리 흔하지도 반기지도 않는 놀이가 되었다.

어느 칼럼에서 ‘한국사람들은 셋만 모이면 한 사람을 씹고 뒤에서 온갖 험담을 하고 이간질을 하고 서로 화합하지 못하고 속이 좁은 행동을 한다’라고 하였다.나는 한국에서 보다 미국에 와 우리 한국사람들이 한국사람들을 더 기피하고 서로 헐뜯는 것을 보면 참으로 안타깝게 느껴진다.
조국을 떠나 힘든 이민생활을 하면서 서로가 협력하며 살아도 쉽지 않을 터인데, 화합하지 못한다는 것은 스스로를 왜소하게 만드는 것이 된다.
스위스 취리히 대학이 국민소득과 성장에 대한 민족 IQ의 연관관계를 조사한 리포트를 보면,‘세계최고의 아이큐는 한국인이 1위, 일본인이 2위, 대만인이 3위, 싱가포르인 4위 다음 5위가 독일인, 네덜란드인, 오스트리아인, 이태리인 등으로 이어진다’.

좋게 말해서 약간 모자란 사람들이 서로 손을 내밀어 모자람을 보충하기 위해 협력하는데, 한국인들은 IQ가 너무 좋아서 타인의 도움 없이도 모든 걸 잘 해결할 수 있다는 의미인가? 그렇다면 개인은 몰라도 그 사회나 국가는 결코 화합을 할 수도 없고 파워를 형성하지 못한다.우리는 주·부식이 분명한 공간전개형 식단에서 각자의 찬을 만들어 독특한 맛을 즐기기도 하지만 그것들을 한데 모아 조화롭게 비벼서 화합의 맛을 낼 줄 아는 민족이다. 자신을 낮추고 협력하지 않으면 결코 조화로운 비빔밥을 만들어 낼 수가 없다. 이제부터라도 비빔밥 문화를 이루어낸 민족 답게 코리안 커뮤니티를 만들어 나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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