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칼럼/개혁은 마음으로부터

2008-10-29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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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영(주필)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촌이 점점 피폐해지고 있다. 언제인가 부터 가뭄, 홍수 등과 같은 자연재해와 더불어 환경오염 문제로 몸살을 앓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금융위기까지 덮쳐 전 세계를 위기로 몰아넣고 있다. 그 뿐인가. 국가마다 정치, 외교, 군사문제 외에 강도, 절도 및 사기사건, 자살 등 사회적인 문제들이 이 땅을 혼돈으로 몰아넣고 있다. 이는 모두 누구의 책임이고 무엇이 문제인가. 이 땅에 살고 있는 우리 인간의 책임이요, 인간성의 문제로 귀결된다. 다시 말하면 오늘 이 지구촌의 문제는 환경이나 그 어떤 상황이 아니라 보다 근원적인 인간의 문제요, 책임이라고 볼 수 있다. 이 땅의 어려움과 산적한 모든 문제들은 이미 성경에도 자세히 기록되어 있다.

“하늘을 닫고 비를 내리지 아니할 때” 즉, 가뭄과 기근, 태풍과 홍수, 지진과 대기오염, 생태계 파괴와 지구의 온난화 현상, 이상기후와 이상기온 등과 같이 지구촌이 수난을 당할 때를 말함이며, “메뚜기가 농작물을 먹어치울 때” 즉, 사업의 실패와 부도, 경제적 위기, 전쟁과 테러, 실직과 무직, 경제적 파산 등과 같은 위기가 올 때를 일컬음이다. 또 “염병으로 내 백성 가운데 유행하게 할 때” 즉, 이름 모를 질병과 크고 작은 질병이 창궐할 때를 말해주고 있다. 이런 재앙은 이제 고대 성경시대가 아니라 오늘 우리 시대의 현실이다. 있는 자들의 횡포와 가진 자들의 끊임없는 욕심은 지구를 사랑해야 할, 더 보호하고 지켜내야 할 책임 있는 인간들의 눈과 귀를 멀게 하고 지혜에서 점점 더 멀어지게 하고 있다. 인간의 끝없는 욕구와 탐욕이 가면 갈수록 이 땅을 황무지로 만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미국의 경우도 나라를 다스리는 정치, 경제, 사회지도자들의 오만과 독선, 그리고 욕망으로 인해 경제가 도탄에 빠지고 국민들의 심리가 두려움 속에 떨고 있다. 비옥하고 풍요가 넘치는 미국의 이런 현상은 몇 해 전까지만 해도 누가 감히 상상이나 했겠는가! 지구촌을 흔드는 여러 가지 재앙, 갈수록 사람들을 위축시키는 심리적인 압박감, 막다른 골목에 선 인간의 위기감은 이제 미래에 대한 불안감과 혼돈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런 위기는 인간의 죄악으로부터 온 것이다. 이 죄악은 우리가 뿌리를 내리고 삶의 터전으로 일군 이 땅을 황무지로 만들고 이 땅으로 하여금 분노하게 만들고 있다. 그러니 가시와 엉겅퀴가 있는 이 땅에서 농사를 지으니 제대로 지어질 리가 없고, 사업을 하니 제대로 수익이 생길 리가 없는 것이다. 아무리 많이 배워 학식이 높고 아무리 경제에 대해 지식이 많은 전문가라 할지라도 이 땅이 요구하는 진정한 의인이 없기 때문에 지구촌의 고통과 아픔은 날로 커져만 가고 있다.

지구촌에 사는 우리 모두가 이에 대한 잘못과 책임을 통감하고 모든 면에서 새롭게 변화하는 자세를 가질 때 잘못이 바로 잡히는 역사가 이루어질 것이다. 이 지구촌이 변하고 미국이 변하고 사회가 변하고 내가 속한 가정이 변해야 우리가 살 수 있다. 이번 10월 마지막 주일은 마틴 루터의 종교개혁 주간이다. 이 기간에는 뉴욕, 뉴저지 일대 각 한인 교회들은 교인들에게 회개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회개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그리스
도인들의 책임 있는 자세요, 믿음을 가진 자들의 의무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창조주의 명령에 따라 사는 기독교인들은 누구보다도 지금 지구촌에 닥친 현실과 시련을 감내하고 이 땅을 변화시키는 데 앞장서야 할 책임이 있는 사람들이다. 어려울 때일수록 주위를 돌아보는 나눔의 정신을 가지고 겸손한 자세로 살아갈 때 상처받은 이 지구촌이 치유되고 문제점이 개혁되고 이 땅에 새로운 변화가 올 수 있을 것이다. 이번 대선을 앞두고 미국의 유권자들이 백인 매케인, 흑인 오바마 양 후보를 놓고 고심하는 것도 도탄에 빠진 이 나라를, 세계를 구할 지도자가 누구인가 정확하게 찾아내기 위함이다. 종교개혁 기간, 기독교인들은 물론, 우리 모두 탐욕과 교만을 버려야 한다는 사실을 기억했으면 한다. 인간의 끝없는 욕망으로 치솟은 바벨탑이 결국 창조주의 노함으로 무너진 역사적 사실을 유념해야 할 것이다. 지구촌의 황폐함은 우리 모두에게 새로운 개혁이 일어나 기초가 다시 쌓일 때 치유가 가능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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