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자살-진정한 끝인가?

2008-10-29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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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준영(회계사)

얼마 전 한국의 인기 연예인 안재환씨와 최진실씨의 충격적인 자살 사건을 비롯, 국내외 한국인들의 자살사건이 심상치 않게 이어지고 있다.
자신을 죽인다는 것, 즉 자살은 더 이상 주어진 고통을 감당할 수 없다고 생각해서 자행되는 끔찍한 사건이다. 이러한 행위는 죽음으로 모든 고통이 끝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마약이나 병으로 인한 것이 아닌 다음에는 어떤 식으로든 고통이 칼날이 된다. 자살로 인해 남겨진 가족, 사회의 아쉬움, 그 모든 것들은 결국 채워지게 되어 있다. 내가 존재하지 않아도 세상의 파멸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 자신에 대한 모든 것은 자살로 끝이 나는 것일까?

다른 사람을 죽이면 죄를 짓는 것이어서 반드시 그 죄의 댓가를 치러야 한다. 자신의 목숨으로, 혹은 긴 세월을 감옥에서 보내는 것이다.
죄에 대한 댓가는 눈에 보이는 것과 눈에 보이지 않는 것으로 나눌 수 있을 것이다. 눈에 보이는 것은 사람들에 의해 벌을 받는 것,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은 자신의 마음으로 치러야 하는 댓가이다. 다시 말하면, 몸으로 치러야 하는 댓가와 자신의 영혼으로 치러야 하는 댓가로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마음은 영혼의 창이라고도 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남의 목숨을 빼앗았을 때는 그 두 가지의 댓가를 치르거나, 혹은 용서를 구할 수 있는 시간이 남아있다. 그러나 자신의 목숨을 자신이 취했을 경우, 누군가에 용서를 구할 물리적 시간조차 존재하지 않는다. 스스로의 몸을 죽인 대가는 법으로 그 대가를 치를 필요는 없다. 법이라는 것은 타인과의 관계로 인해, 그 관계를 위해 생성된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신의 영혼을 죽인 댓가는 치러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영혼이란 것이 존재한다면 그 관계는 영혼의 소유자, 즉 그의 창조자와의 관계 속에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는 것은 그 생명을 창조한 창조자와의 관계를 끊은 것이고 그 순간 그 영혼은 더 이상 자신의 것이 아니고 죽어버리게 되기 때문이다. 영원히 살게 창조된 영혼이 죽는다는 것은 영원한 고통 속에 살 수 밖에 없다는 의미일 것이다.종교를 갖지 않은 사람들 중에 인간의 영혼의 존재를 믿는 이들이 많다. 그 존재는 간혹 우리의 실제 삶 속에 드러나기도 하고 많은 사람들이 경험하기도 하기 때문일 것이다.
모든 것이 육신의 죽음으로 끝이 난다면 자살이 그렇게 큰 죄, 혹은 문제거리가 되지는 않을 것 이다. 살기 싫으면 그만 살면 되는 것 아닐까? 그를 보는 이도 그다지 아쉬워할 이유도 없을 것 같다. 남겨진 가족, 아이들은 측은해 보일 것이지만 그들은 결국 삶 속에서 이겨낼 것이다.

성경 속에서 예수는 말한다. 육신을 죽이는 이들을 두려워 말고 영혼을 주관하는 이를 두려워하라고... 만약 영혼이 존재하고 그의 주인이 신이라면 그 영혼을 살해한 자는 신으로부터 대가를 받을 것이다. 그것은 아마도 삶 속에서 그의 목숨을 빼앗아 간 고통보다 몇 배나 더 크고 긴 고통이 될 것 같다. 영원히 용서받을 길을 상실한 죄를 짓고 말았기 때문이다.
자신을 죽이는 사람, 그런 의미에서 남을 살인한 자보다 더 무서운 용서받지 못할 죄를 짓게 되는 것은 아닐까 한다. 그리고 그 이전에 알아야 할 것은 영혼을 창조한 신의 사랑, 그 사랑으로 자신의 외아들을 죽이기까지 한 신의 사랑이 우리의 어떤 고통보다크다는 사실을 믿는다면 우리는 어떤 고통도 이겨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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