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왜 아이들 밥을 굶기는가

2008-10-28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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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륭웅(공학박사)

경제가 어렵다고 한다. IMF 때보다도 더 못하다고 한다. 한국일보에서는 ‘경제위기-벼랑 끝에 몰린 사람들’이란 기사를 연재하고 있다. 다른 것은 몰라도 이것만은 읽고 있다. 그 기사의 일부 “…학교 안가는 날은 점심도 못 먹어요. 그럴 땐 집에 들어가는 것도 싫어요. …길을 가던 용철이가 중국음식점을 지나다가 “엄마 돈 없지? 자장면 먹으면 돈이 많이 들겠지?” … 통계에 의하면 절대빈곤 어런이와 청소년이 100만명, 이 중 40만명은 하루 한 끼도 제대로 된 식사를 하지 못한다고 한다.

도대체, 도대체 정부라는 곳은 뭐하나. 예산이란 것은 두었다 어디에 쓰나. 한국이 세계 경제 10위권이니 뭐가 어쩌니 하고 떠드는데 그게 무슨 소용인가. 굶는 아이만도 40만명이라는데. 아무리 돈 쓸곳이 많아도 정부는 못 먹는 아이들부터 먹여야 되는 게 아닌가.쌀 직불금 문제로 떠들고 있다. 부정하게 돈 타먹은 X들, 북한에 핵무기 만들라고 갖다바친 돈,
공무원-준공무원들, 국회의원, 장차관, 고급 공무원들, 기타 인간 말종들이 도둑질 해먹은 돈을 합치면 연간 수 조원~수 십조원은 될 것이다. 100만명에 달하는 절대빈곤층에 있는 18세 미만의 청소년들을 먹이는데 2조원이면 충분하다.


한쪽은 도둑질한 돈으로 이 세상 못된 짓은 다 하면서 우리의 자식들은 굶고 있다. 나는 정부를 운영하는 자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절대 이해할 수 없다. 못 먹고 자란 청소년들, 성인이 되어서도 심각한 건강-지능상의 문제가 올 수 있다. 이들이 반사회적이 되고 가족과 주위에 원한을 품을 수 있으며 그로 인한 사회적 비용, 손실은 지금 그들을 먹이는데 드는 연간 2조원 보다 훨씬 더 클 것이다. 많은 빈곤층 아이들이 결손가정 출신이라고 하며 대부분의 경우 아버지가 집을 나간 후 엄마가 부양하고 있다고 한다. 아버지가 있다고 해도 일을 하지 않고 정부가 주는 쥐꼬리만도 못한 보조금으로 술이나 마시며 빈둥거리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빈곤층의 아이들이 생기는 절대적인 책임은 가장에게 있을 것이다.

한 가정을 이루었으면 죽기 살기로 가정을 지키고 가족을 먹여 살려야 할 것이다. 그리하면 부자는 못된다 해도 대부분 먹고 살 수는 있다. 그런 책임감도 없다면 결혼은 왜 했으며 자식은 왜 낳았는가.우리 남자들, 대오각성해야 한다.몇년 전 이곳 플러싱의 거리에서 구두닦이를 하는 한 남자를 본 적이 있다. 얼마나 힘들었으면 그랬을까. 왜 그 때 나는 구두를 닦지 않았을까. 참으로 후회막급이다.또 전에는 신문에 일주일에 200달러만 주면 무슨 일이라도 하겠다고 한 광고가 있었다. 가족을 위해 살려고 죽기살기로 덤비는 사람들이다. 존경한다.

전에 돈이 없어 국수 반관(약 2kg)으로 아내와 나, 딸아이 세 식구가 살았던 적이 있다. 국수 반관이 1970년 50원이었고 제주 밀감 한개 값이었다. 지금은 부모가 된 딸아이가 어린 손으로 잘 집히지도 않는 국수를 먹던 생각을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지금은 전문분야의 일가를 이룬 것이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다. 가끔 딸을 꼭 껴안으며 마음 깊이 고맙다는 말을 한다.세상이 흉흉하고 어지럽다. 이럴 때일수록 가정이 튼튼해야만 한다. 그 곳은 모든 것의 근원이므로.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 남자들이, 가장들이 더 힘을 내고 죽기 살기로 살아야 할 것이다. 힘들고 어려울 땐 자고 있는 아내의 얼굴을 보기 바란다. “나한테 시집와서 고생만 하지 않았
는가” 하는 생각을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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