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기분 변조성 장애

2008-10-23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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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디 주(코너스톤 상담센터)

만성적 우울증인 기분 변조성 장애(dysthymic disorder)는 보통사람들이 생각하는 우울증처럼 심하지는 않다. 하지만 하루 하루가 회색빛이고 즐거움을 느끼지 못하며 인생이 늘 지루하고 주위 사람들에게까지 우울한 감정을 전이시키는 감정 장애이다.

한 30대 직장남성이 상담센터를 찾아와 우울한 기분 때문에 힘들다며 도움을 청하였다. 그는 우울한 기분이 언제 찾아왔는지 정확히는 모르겠으나 아주 오래 되었고 지난 몇 년 동안 기분이 좋은 날이 있었는지 조차 떠올릴 수 없다고 했다. 그는 지난 몇 년 동안 식욕 저하, 집중력 저하, 낮은 자존감과 늘 육체적인 피로감, 특히 수면장애로 고생을 많이 했는데 장시간 수면을 해도 숙면을 취한 적이 없다고 했다. 그는 그의 이런 기분을 감추려고 애쓰며 사회생활과 신앙생활을 하며 기분전환하려 노력했지만 달라지는 자신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며 괴로운 표정으로 더 이상 말을 이어나가지 못했다.


기분 변조성 장애는 주위에서 흔치 않게 대할 수 있는 장애다. 보통 남자보다 여성에게 2~3배 정도 많이 발생한다. 통계로 나온 발병율은 전체 인구의 6%이며, 그의 반 정도인 3%가 만성적 우울장애로 발전한다고 한다. 하지만 아직까지 기분 변조성 장애의 확실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뇌신경계에서 만들어지는 세로토닌(serotonin) 분비의 부족과 관련이 있다고 보기도 한다. 세로토닌은 우리의 감정 조정 능력과 판단 능력에 커다란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또한 성격적 문제, 건강상의 문제, 과중한 업무나 높은 스트레스에 지속적인 노출로 인해 발생될 수 있다고도 본다. 어린아이나 청소년들은 1년 이상 우울한 경우 전문적인 검사를 받아보길 권한다. 특히 어린이들은 우울함을 호소하기보다는 짜증을 많이 내고 때론 갑작스런 분노감을 표현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들의 깊은 마음 속에는 성인들이 느끼는 증상과 비슷하다. 자신감 결여, 학습능력 저하, 절망적인 미래, 자신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 불안정한 체중조절 등등이 있다.

앞서의 30대 성인과 마찬가지로 하루의 대부분, 그리고 거의 매일 지속되는 우울한 기분이 주관적으로 보나 타인의 객관적 시선으로도 우울감이 명백히 드러난다면 하루라도 빨리 전문가의 정확한 검사를 통해 대처해야 한다. 만성적 우울증이 심각한 우울증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고, 그로 인해 개인적, 직업적, 사회적 기능이 손상되어 일상생활을 이끌어가는 능력조차 잃어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기분 변조성 장애 또한 한 개인의 문제로 볼 것이 아니다. 함께 하는 가족 구성원들이 지속적으로 우울한 감정에 노출되면 한 가정의 행복의 질은 저하될 것이 분명하고 우울증을 대물림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더 나아가 사회적으로는 소중한 인력과 구성원을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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