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국이 불행한 이유

2008-10-18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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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태원(자유기고가)

한국은 지금, 미국과 유럽 증시가 최악의 폭락세로 치달으며 몸살을 앓고있고 코스피 지수가 사상 최대 폭락치를 기록하며 환율까지 동반 폭등하는 최악의 금융위기를 맞고있는 절박한 상황이다.
정치인들과 사회 지도자들이 당권과 이념을 초월하여 경제 살리기에 전력투구를 하고 그 위기 극복대책에 총력을 다한다 해도 쓰나미 처럼 휘몰아 닥쳐오는 경제 위기에 대처할 수 있는 희망이 전혀 안보이는 급박한 시기다. ‘쌀 직불금’비위로 난리를 치고 있다.

‘직불금’이란 쌀값이 17만원 이하로 떨어지면 쌀값의 85%를 지원 보상해주는 제도이다.실제 농사에 직접 종사한 농민들의 생계를 위한 지원금인데 일반 서민에서 부터 고급 공무원에 이르기까지 쌀 재배농사와는 전혀 관계가 없는 사람들이 부정 수급을 한 것이다.한마디로, 나랏돈을 도둑질 했다고 보면 된다. 무려 28만명이 수령한 금액이 1,683억원인데 이 중에 포함된 도둑들 중에는 공무원, 공기업 임직원, 의사, 변호사들 까지 포함되어 있다고 한다.공금횡령을 비롯하여 국고금 도둑질까지 따진다면 어디 이 쌀 직불금 도둑질’ 뿐이랴만 이건 해도 너무 치졸하고 파렴치한 짓이 아닌가!


그 동안 사회정의구현을 외치던 종교 지도자들, 미국 쇠고기 문제로 유모차 부대까지 동원했던 촛불시위자들은 지금 어디에서 또 무슨 시위를 계획하고 있는지 모르지만 이런 도둑들을 심판하고 배척하는 운동은 안중에 안들어오는 사안이라 조용한지 의문스럽다. 정계, 재계, 학계등 사회 전반을 망라하여 가짜와 타짜가 국민의 눈을 속이며 판을 치는 세상, 국가의 안위와 장래를 위한 백년대계를 바라보고 준비하는 일말의 사명감과 철학이라곤 볼 수 없는 현실이 슬프지 않을 수 없다.

나라 살림이 제대로 되고 국가가 안정된 발전을 지속하려면 우선 나랏돈 도둑질은 제도적으로 막아야 되는데 우리는 너무나 오랜 세월을, 지난 10년 만 따지더라도 국고금 축내기 대회라도 벌인 꼴이 계속되었다. 낙하산 인사로 불필요한 위원회에다 일도, 연구도 제대로 하지 않는 위원장, 부위원장에다 연구위원등 그 숫자를 다 열거할 수 없는 인원의 임금 낭비에다 무조건 퍼주기식 지원금 남발등 시행착오로 인한 나랏 돈 낭비는 왜 짚고 넘어가지 않는지 생각하면 가슴이 터지지 않는 게 이상할 정도다.

나라를 위해 정치를 한다는 사람들 마다 시간이 지나면 횡령이다, 수뢰다 하며 재임 중의 치부와 부정이 드러나고 교육계 인사들을 비롯하여 학문에만 진력해야 될 학자들 마저 각종 학사 비리와 입학 부정에 휘몰리는 현실이 대한민국이 불행한 이유 중 하나이다. 어쩌다가, 어린 학생들 마저”이명박 개XX, 난 널 살인하겠다”라는 방명록과 이를 찍은 동영상이 올라 왔을 정도인데 가공스러운 사실은 초등생들을 주변 어른들이 충동해서 시켰다는 거다. 인성과 도덕을 논하기 전에 우리 한국인의 기개와 긍지, 우리만의 정서와 미덕은 다 어디에 말라 비틀어져 영원히 사라졌단 말인가!

한국이 왜 불행한가를 누누히 다 열거하기는 지면이 모자란다. 하지만 나라가 경제적으로 파산을 맞을 위험에 처하고 국민이 위정자들의 실책과 시행착오로 인해 불행해지는 걸 막는데 합심 전력을 다해야 될 때임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사사건건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며 정쟁을 일삼는 정치인들이 우선 개과천선을 해야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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