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사설/가정폭력 근절에 공동 대처를

2008-10-16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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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문제 전문가들이 이구동성으로 가정폭력은 사회 전반의 문제인 것으로 지적하고 있어 가정폭력 근절에 한인사회의 노력이 절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본보가 지난 10일 실시한 한인 가정문제 전문가 특별좌담 결과 가정폭력은 한 가정의 문제가 아닌 커뮤니티 차원에서 다 같이 힘을 모아 대처해야 할 사안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이날 좌담에서 나온 결론은 가정폭력이 부부 사이에서만이 아니고, 여성만이 피해자가 아니며 또 부모에 대한 가정폭력도 한인들의 관심사가 돼야 하는 것으로 강조됐다. 특히 요즈음은 나날이 폭락하는 증시변동에다 유가급등으로 인한 경제적인 위기의식으로 가정폭력이 더욱 심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경제적인 손실로 인한 긴장감과 심한 압박감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가정에서 배우자에게 폭력을 행사함으로써 생겨나고 있는 것이다.

가정폭력은 현재 미 전역에서 여성 한 명이 매 12초마다, 뉴욕에서는 여성 4명 중 1명이 남성으로부터 폭력을 경험하고 있다 한다. 연방수사국(FBI) 조사에 의하면 남자 피살자의 6%가 아내나 여자친구에 의해, 여성 피해자는 30%가 매년 남자에 의해서 죽임을 당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뉴욕의 경우 2006년을 기준으로 가정폭력에 의한 살인사건이 133건 보고됐고, 28명의 어린 아이들이 가정폭력으로 사망했다.


참으로 놀라운 수치가 아닐 수 없다. 한인사회에서도 가정폭력은 여전히 사라지지 않고 있으며 한인사회 공동 노력이 없이는 결코 근절이 될 수 없는 사안이다. 그러나 한인사회는 가정폭력에 대한 관계기관의 노력으로 가정폭력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다. 뉴욕가정상담소에 의하면 지난해 핫라인 가정 폭력 상담접수는 지난 2004년도의 1100건 보다 줄어들었다. 하지만 여전히 근절되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한인 남성 특유의 남존여비 사상에다, 여성들의 경제적 지위 향상에 따른 가장으로서의 지위상실에서 오는 갈등과 좌절감에서 오는 것이 가장 큰 요인이다. 미국속의 가정문제는 단지 한 가정의 부부 혹은 가족만의 문제라고 할 수 없다. 이국에서 부딪치는 여러 가지 갈등이나 마찰, 문화와 사회적인 배경, 제도 및 풍습차이에서 오는 원인도 많이 있다. 한 가정의 문제가 아닌 것이다. 가정폭력은 무슨 수가 나도 뿌리를 뽑아야 할 우리 사회의 병폐요, 죄악이다.

가정폭력 예방의 달을 맞아 한인사회는 가정폭력이 우리 사회에서 근절될 수 있도록 예방과 대처에 다시 한 번 관심과 뜻을 모아야 할 것이다. 가정문제 전문기관들의 활동에 한인사회 각 지역 및 직능단체들의 협조와 아낌없는 지원이 절실하다. 가정의 행복과 우리 사회의 밝은 분위기를 저해하는 가정폭력은 반드시 근절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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