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아인슈타인이 본 우주창조와 믿음

2008-09-02 (화)
크게 작게
김륭웅(공학박사)

언제인가 주간지 타임은 ‘20세기의 인물’로 알버트 아인슈타인(1879~1955)을 선정한 바 있다. 과학사적인 면에서만 본다면 아인슈타인은 알키메데스, 뉴톤, 갈릴레오와 더불어 인류 역사를 획기적으로 진보시킨 사람일 것이다.

아인슈타인이 우주 창조와 믿음에 대해서는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었을까.
여러 정황으로 볼 때 이 두가지에 대한 관심은 어릴 때부터 싹튼 듯 하다. 잘 알려진 대로 발달장애였는데 특히 언어부문의 발달은 매우 더디었다. 2살이 지나서도 말이 어눌하여 남에게 말하기 전에 혼자서 반복 연습 하였다. 학교 선생님들이 못 가르치겠다고 집으로 돌려보내는 일도 많았고 가족과 주위에서는 장래 무엇이 되는 것은 고사하고 배우지도 못할까 많이 걱정하였다.


이런 것 때문에 어린 아인슈타인은 “기존의 권위에 대한 반항”이 싹텄고 이것이 그가 사물을 기존의 관점과 다르게 보게 되는 계기를 만들었다. 그로 인해 독창적인 천재로 발전하였다.어떻게 상대성 이론을 발견하게 되었는가에 관해 그는 “보통의 사람들은 시간과 공간을 절대 달리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발달이 너무 늦어 다른 사람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는 것에 대해 경이로움을 가지고 더 깊게 생각하게 되었다”고 하였다.

평범하게 보이는 것에 대한 경이로운 인식은 그의 과학 및 믿음에 대한 토대를 제공하게 되었다. 1930년경 아인슈타인은 “믿음이란 우주 창조와 우주를 지배하는 신비스러운 법칙에 대한 경외감이다”라고 말하였다. 우주는 창조되었고, 또 우주는 신비한 법칙에 따라 움직인다는 것을 말한 것이다. 여기서 ‘신비하다’는 말을 쓴 것은 아인슈타인 같은 독창적인 천재도 도저히 밝히지 못하는 이 거대한 우주를 질서정연하게 움직이는 법칙들 때문인 듯 하다.그러면서 그는 “우주의 법칙에는 영(spirit)이 나타나고 신은 모든 것의 조화 가운데에 있다”고 하였는데 예를 들어 모래알보다 더 많은 별들이 질서정연하고 조화롭게 움직이는 것은 그 한 가운데에 신이 있어서 통제한다고 보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다.

아인슈타인은 믿음을 “인간을 포함한 모든 우주 속의 존재들은 우연히 태어난 것이 아니고(in no way an accidental game) 그것은 모든 존재를 있게 하는 법칙이 있기 때문이라는 인식”에서 출발한다고 보았다. 아인슈타인의 이런 생각은 어릴 적부터 지녀온 생각, 즉 하느님의 마음(the mind of God)은 우주 창조와 운행법칙의 아름다움에서 잘 나타난다는 것이 30대를 지나면서 더 구체화 된듯 하다.부모 두 사람이 유대인이었으나 전연 종교적이지 않았다. 그런데도 어릴 적부터 종교적인 경외감을 가졌던 것은 놀랍다 하겠다. 그는 12살 때 돌연 유대교를 포기하였고 종교와 과학은 상충되지 않는다고 말하였다. “예수의 존재를 믿느냐”는 질문에 그는 “의심의 여지 없이”라고 하면서 “복음서를 읽으면 예수의 존재를 느끼게 된다”고 하였다. 모든 사람들은 “외적인 충동에 의해서 뿐만 아니라 내적인 필요에 의해서도 행동한다”고 그는 보았다.

아인슈타인은 쇼펜하우어의 다음 말 속에서 자신과 주위 사람들이 겪는 생활 속의 괴로움으로부터 많은 위안을 받았다고 고백한 바 있다.“사람은 자기가 원하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이 자기 의지로 하는 것이 아니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