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국학교의 중요성과 전망

2008-08-27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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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선자(수필가)

미국과 한국 두 나라의 상이한 두 문화 가운데 살아가는 한인 청소년들은 어려서부터 학업에 열중해야 함과 동시에 이중문화를 이해하며 살아야 하는 또 한 가지의 버거움을 덤으로 껴안고 있다. 자기들의 고유한 정체성이 무엇인지 종종 혼동하며 힘겨운 자기와의 싸움을 하고 있다.

세계의 모든 나라에서 이민 온 사람들이 모여 한 나라가 된 미국땅에 거주하는 모든 민족들의 부모들이 갖는 공통된 소원은 아마 자녀들이 훌륭하게 성장하여 하루빨리 미 주류사회에 합류하기를 원하는 것이다.한국 부모가 교육에 있어서 둘째 가라면 서러워할 정도로 열성적임은 미국 교육계에서도 잘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자녀를 훌륭한 한국계 미국인으로 키워야겠다는 마음과는 달리 대부분의 이민가정은 고단한 미국 땅에서의 바쁜 생활 때문에 당장 배워야 이 땅에서 살 수 있는 영어보다는 덜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일쑤다.


한국어에 대한 잘못된 인식으로 인해 한글 교육은 물론 한국의 얼과 고유한 전통을 자녀들에게 가르치는 일이 각 가정에서 소홀해지기도 한다. 또 현실적으로 이민생활에 바쁜 부모가 집에서 직접 자녀들을 가르치기도 힘들기 때문에 이와 같은 점은 각 한국학교의 교사들에게 자연스럽게 지워지게 된다.현재 미국에는 1,000여개가 넘는 한국학교가 있고 각 학교는 대부분이 자녀를 잘 가르치고자 하는 부모들이 교사를 한다. 무보수 또는 교통비 정도의 지원을 받으며 대부분 주말에 정말 바쁜 개인생활도 포기한 채 세계적으로도 인정된 과학적인 언어인 한글과 한국의 문화와 역사, 그리고 한국계 미국인으로의 정체성을 우리의 2세들에게 가르치고 있다.

한글학교의 교육이 동포 청소년들에게 이처럼 큰 영향을 주고 있음은 여러 교육 통계자료를 통해서도 밝혀지고 있다. 한국 뿐 아니라 미국에서도 청소년들의 탈선과 부모와의 갈등은 도를 넘어섰다. 청소년 문제는 아마 세계 모든 나라들이 공통으로 안고 있는 심각한 문제이다. 특히 자유로운 사고방식과 함께 접할 수 있는 성인문화로 인해 날이 갈수록 청소년 문제는 심각해지고 있다.하지만 한 학자의 통계자료에 의하면 모국어를 가르치는 주말 한국학교에 다니고 있는 청소년들은 그렇지 않은 학생들에 비해 미국의 각급 학교, 특히 중고등학교에서 가장 모범적이었고 성적도 우수하다고 했다.

이런 결과가 나오게 된 배경에는 교사로서 어버이로서 동포 청소년들을 훈육하고 있는 한국학교 교사들이 제대로 된 동포 청소년 지킴이 한국학교 뿌리교육을 맡기 때문이다.지금 가르치고 있는 학생들은 20년 후, 또는 30년 후의 미래의 주역들이며 단순히 학생들에게 한글만 가르치는 것이 아니다. 한국계 미국인(Korean-American)으로서의 정체성을 심어주고 미국 주류사회를 이끌어 나가는 지도자가 될 수 있는 좋은 교육의 밑거름이 되어준다면 학생들은 후에 성인이 되어서도 여러분들을 자기 인생에 가장 좋은 영향을 준 선생님으로 기억해 주고 여러분들이 가르친 참된 교육의 내용을 실천하는 삶을 살아가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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