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로커’(The Rocker)

2008-08-22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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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커’(The Rocker)

피시(오른쪽부터)가 조카와 그의 밴드 동료 커티스 및 아멜리아에게 연주 지도를 하고 있다.

‘로커’(The Rocker)

드러머 피시 역의 레인 윌슨.

철딱서니 없는 40대 드러머가 고교 밴드에…

황당무계하지만 부담없는 록뮤직 풍자 코미디

철이 덜 난 어른이 아이들과 록밴드를 구성해 북치고 기타 치는 잭 블랙 주연의 코미디 ‘록스쿨’을 연상케 만드는 록뮤직 풍자 코미디. 대단하지도 그렇다고 엉망도 아닌 틴에이저들을 위한 영화인데 볼만한 것은 TV 시리즈 ‘오피스’에 나오는 코미디언 레인 윌슨의 땀 뻘뻘 흘리는 야단스런 연기다.
옛날 옛적에 자기 밴드에서 쫓겨난 40대 드러머가 고교생 밴드에 합류하면서 제2의 기회를 갖게 된다는 황당무계한 얘기지만 팝콘 먹고 소다 마시며 잠깐 시간을 죽이기에는 괜찮다.
지금으로부터 20여년 전. 4인조 헤비메탈 밴드 베스비어스의 드러머 로버트 피시(윌슨)는 음반계약 때 동료들의 배신으로 밴드에서 쫓겨난다. 그 뒤로 전화 앤서링 일로 생계를 이어가는 피시는 베스비어스의 ㅂ자 소리만 들어도 광기를 발동할 정도로 한을 품고 산다.
이 때문에 직장서 쫓겨난 피시는 누나의 집 다락에 얹혀살게 된다. 피시의 조카로 고3인 뚱보 맷(조시 캐드)과 두 동급생인 커티스(테디 가이거)와 아멜리아(에마 스톤)는 자기들이 만든 밴드 ADD 멤버인데 프롬파티 연주 직전 갑자기 드러머를 잃게 되면서 이 자리를 어른 아이인 피시가 채운다.
그런데 여차여차해 누나 집에서 쫓겨난 피시가 옛날 단골 중국식당 창고에서 기거하면서 맷 등 3인조와 웹카메라를 통해 연주연습을 하는 장면이 유튜브에 뜨면서 ADD는 전국적 각광을 받게 된다. 더위를 견디다 못한 피시가 나체로 드럼을 치는 모습이 삽시간에 전국의 웹사이트에 올랐기 때문이다.
이들의 상업성을 간파한 사기꾼 스타일의 음반회사 매니저가 ADD와 계약, 전국 순회공연을 시키면서 이 밴드의 인기가 젊은이들 사이에 하늘 높이 치솟는다. 그런데 ADD가 로큰롤 명예의 전당에 오르는 베스비어스의 연주를 위한 개막 공연 밴드로 선정되면서 피시는 노발대발해 팀을 떠난다.
얘기는 모든 것이 공식대로 전개돼 피시가 밴드의 세 틴에이저들과 정을 쌓고 다투고 헤어졌다가 다시 결합하면서 ADD는 베스비어스와 맞대결을 하게 된다. 가벼운 코미디치곤 인물들이 제법 잘 개발됐는데 윌슨이 밉지 않게 군다. 그러나 얘기는 지극히 단순하다. 가정을 버린 아버지 때문에 우울한 커티스의 어머니 킴으로 크리스티나 애플게이트가 나와 피시와 로맨스를 꽃 피운다. 감독은 이 영화와 비슷한 형태를 가진 ‘풀 몬티’를 만든 피터 카타네오. PG-13. Fox. 전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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