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열대 천둥’(Tropic Thunder)

2008-08-15 (금)
크게 작게
‘열대 천둥’(Tropic Thunder)

영화 속 영화에서 커크가 부상당한 터그와 얘기를 나누고 있다.

‘열대 천둥’(Tropic Thunder)

터그(앞)와 커크와 제프가 경계태세로 적진을 걷고 있다.

오만한 할리웃 스타들 정글 속으로 버려지다

벤 스틸러 감독·각본·주연
시끄러운 난장판 풍자 코미디

돈 밖에 모르는 제작자와 오만불손하기 짝이 없는 스타 등 할리웃을 총체적으로 야유하고 풍자한 난잡하고 시끄러운 액션 코미디로 벤 스틸러가 감독하고 주연하고 공동으로 각본까지 썼다.
이 영화는 또 액션영화 특히 베트남전 영화들을 풍자하고 있는데 그래서 총소리와 폭발소리가 귀청을 찢어 놓는다. 여기에 온갖 천하고 냄새나는 욕설과 농담과 폭력 그리고 시각적으로 과다하게 끔찍한 장면이 많다.
기초가 허약하고 이야기는 단선적인 비싼 스케치 코미디 수준. 물론 웃지 않을 수는 없지만 공허한데 무리하게 관객을 웃기기 위해 닥치는 대로 온갖 잡동사니들을 반죽, 난장판 낙서를 보는 것 같다.
처음에 영화 속 4명의 주인공이 나오는 영화의 예고편을 다짜고짜로 보여주는데 그건 그런대로 재미있다. 대머리에 짐승처럼 털이 나고 뚱뚱한 제작자 리(탐 크루즈가 캐미오로 나오는 장면이 영화에서 가장 웃기고 재미있다)가 돈을 댄 베트남전 영화 ‘열대 천둥’에 나오는 주연 배우들이 모두 수퍼스타 나르시시즘에 빠져 감독 데이미안(스티브 쿠간)의 말을 안 들어 촬영이 자꾸 지연된다.
이들 4명은 인기가 시들어가는 왕년의 수퍼스타 터그 스피드맨(스틸러)과 오스카상을 다섯 번이나 탄 호주배우 커크 레이자러스(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와 변소 유머의 단골 제프 포트노이(잭 블랙) 및 진지한 힙합스타가 되려고 애쓰는 알파 치노(브랜던 T. 잭슨). 그런데 커크는 흑인인 자기 역에 충실한다고 피부 색소변경 수술까지 받았다.
이들이 한 번 하는데 기백만달러가 드는 폭파장면을 망쳐 놓으면서 할리웃에서 촬영현장을 모니터하던 리가 노발대발, 데이미안을 질책한다. 그때까지 배우들의 아니꼬운 모습을 참던 데이미안은 이제는 더 이상 못 참겠다며 배우들을 촬영장소인 동남아의 정글 한 복판에 내다버린다. 그리고 진짜로 전장에서의 연기를 위해서라며 배우들의 셀폰까지 모두 압수한다.
터그 등이 내팽개쳐진 곳은 헤로인 제조의 본거지로 마약을 놓고 게릴라들끼리 총격전을 벌이는 곳이다. 그런데 터그 등은 게릴라들의 공격은 물론이요 그들의 포로가 돼 고문을 당하면서도 그것이 영화의 장면이라고 생각한다.
닉 놀티와 매튜 매코너헤이가 각기 영화의 원전인 글을 쓴 베테런과 터그의 에이전트로 나온다. 게릴라를 이끄는 시가를 피는 사나운 두목역의 12세난 브랜던 수 후가 재미있다. R. 전지역. Paramount.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