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칼럼/ ‘하면 된다’

2008-08-13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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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영(주필)

우리말에 ‘하면 된다’는 말이 있다. 무엇이든 노력만 하면 안 되는 것이 없다는 뜻이다. 아무리 힘든 것이라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열심히 도전하면 무엇이든 이룰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하면 된다는 말 앞에, 예를 들어 공부든, 운동이든, 일이든, 연애든 열심히 하면 반드시 그 것을 달성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최선을 다해 도전하라, 그러면 반드시 뜻을 이루리라’실제로 지금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고 있는 올림픽에서 한국 선수들이 바로 이 ‘하면 된다’는 말의 실체를 하나, 둘 차례로 보여주고 있다. 이들이 거머쥐는 투혼의 메달은 우리 한국민 모두에게 곧 하면 된다는 진리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 결과다. 이번 올림픽에서 보여준 ‘마린 보이’ 박태환의 수영 스피드는 세계인을 깜짝 놀라게 할 만큼 가공할만한 수준이었고, 끝까지 집중력이 흐트러지지 않은 양궁의 경우 가히 누구도 넘을 수 없는 그야말로 최고의 경지였다. 유도의 최민호나 사격의 진종오도 마찬가지다. 이들이 과연 피나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다면 오늘과 같은 영광의 메달을 목에 걸 수 있었을까. 오늘의 영광은 하면 된다는 신념이 불가능을 가능케 만든 것이다.


각국의 대표들이 모인 험난한 고지에서 이들은 오로지 하면 된다는 목표하나로 오랜 기간 갈고 닦은 실력을 사력을 다해 도전, 인간의 능력이 무한함을 현실로 보여 주었다. 어려움과 역경 속에서 그들은 훈련, 훈련, 또 훈련 끝에 마침내 세계 정상의 고지를 탈환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눈물겨운 고난의 여정이었다. 10년, 20년 훈련기간 중 다가온 엄청난 시련과 고통을 뛰어넘어 오로지 도전을 향해 정진한 인고의 세월이 안겨준 피눈물 나는 노력의 결정체이자 고난의 열매였다. 인간의 노력이 얼마든지 불가능을 가능케 만드는 원동력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 결과이다.

역사적으로 나폴레옹도 유럽의 여러 나라를 침공하기 위해 눈으로 가득 뒤덮여 있는 천연의 요새 알프스 산맥을 넘으면서 “나의 사(死) 전에는 불가능이란 없다”라고 하였다. 그 결과 프랑스 군은 그 산맥을 넘어 공격을 함으로써 승리를 거머쥐게 되었다. 승리는 가장 끈기있게 노력하는 자에 의해서만 가능하다. 승리의 길은 어떤 고난의 한 가운데 있더라도 노력으로 정복할 수 있다.

발명의 왕 토마스 에디슨은 남들이 그를 가리켜 천재적인 영감을 가졌다고 칭송할 때마다. “천재는 1%의 영감과 99%의 노력에 의해서 결정된다”고 말했다. 노력이 없고서는 아무리 머리가 있어도 성공할 수 없음을 말함이다. 모차르트나 베토벤과 같은 음악천재라고 해도 적어도 음악에 대해서만은 남들 보다 몇 십 배, 몇 백 배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였을 것이다. 노력하지 않고 “난 재능이 없어” 라고 말하는 사람은 단순히 게으른 사람이다. 진정으로 승리를 원한다면 1퍼센트의 가능성을 보고 모든 것을 걸어야 한다.

자원이 없는 조그마한 두 동강난 나라, 인구면에서도 대국에 비해 엄청나게 왜소한 한국에서 올림픽 때마다 금메달이 터져 나오는 것은 사실 엄청난 기적이다. 이는 한국인들이 대단한 민족임을 말해주는 것이다. 학문이든, 문화든, 스포츠든, 연예든 실제로 지금 한국인들은 모두가 처한 상황에서 고지를 향해 열심히 정진하고 있다. 이러한 민족성을 바탕으로 이제 한국의 통신산업도 세계 제 1위로 발 돋음 할 날이 멀지 않았다고 한다. 기발한 아이디어로 상품화가 현실화 될 경우 미국과 일본도 우리나라에 로열티를 주고 전자제품을 사야 한다. 그 것은 하면 된다는 일념 하나로 이루어지는 결과이다. 그러나 하면 된다고 아무나 되는 것은 아니다. 그 바탕에 깔려있는 힘이 있어야 한다. 그 분야에 관한 확실한 지식, 정확한 정보와 전략, 거기에다 노력, 이 세 가지가 있어야 가능하다. 덮어놓고 한다
고 되는 것은 아니다.

무엇이든 최고가 되기 위해서는 바로 갈고 닦은 저력이 밑바탕에 있어야 한다, 그것은 거듭 얘기지만 교육과 지원 환경, 경쟁자에 대한 정보수집, 그리고 끝까지 쉬지 않고 뛰어야 하는 불굴의 노력이다. 금메달의 영광은 하면 된다는 신념을 가진 자만이 누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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