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광복 63주년을 맞으며

2008-08-12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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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 63주년을 맞으며
김철우(홈아트 갤러리)

마르크스(Marx 1818~1883)와 엥겔스(Engels 1820~1895)가 ‘공산당 선언’을 공동 집필한 것이 1848년이다.

“사회주의 혁명은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것이다” 이 두 사람이 주장한 대로 제국주의를 몰락시킨 레닌(Lenin 1870~1924)의 프롤레타리아(Proletariat)사상 같은 것을 지금 말하면 시대적으로 뒤떨어진 촌사람 취급을 할 것이다.왜냐하면, 160년 전의 세계는 대부분 나라들이 ‘왕’을 섬기는 군주 세대였기에 ‘프롤레타리아’ 사상은 제국주의를 몰락시킬 수 있는 충분한 에너지 역할을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자본주의’ 앞에서는 역부족이었다.


그렇게 많은 사람들을 피로 물들게 했던 그 피의 댓가는 독일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고 또 2년 후 소련이란 이름도 분해되고 말았다.(1991년) 그 중에 중국이 아직도 살아남은 것은 모택동 초상화만 걸어놓았지 알맹이는 모두 자본주의 체제로 바뀌었기 때문이다.“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된다” 등소평의 유명한 이 말은 이념을 초월한 경제 살리기에 국가의 모든 에너지를 쏟아 부었기에 지금은 세계 경제대국으로 우뚝 솟았다.

그러나 지구상에 북한과 쿠바만이 옛 공산당을 고집하고 있다. 근래에는 쿠바마저 카스트로로부터 권력을 이양받은 동생 라올 의장이 “사회주의는 사회 정의, 기회, 평등을 의미하는 것이지 소득의 평등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외치며 ‘실용적 공산주의’를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개인적인 농지 소유를 허용하면서 서서히 자본주의로 바뀌어 가고 있는 모습이다.

그런데 북한만이 아직까지 김일성, 김정일의 사진을 나란히 걸어놓고서 ‘우리식 공산주의’를 주장하고 있다.공산주의는 흔히 이론은 좋으나 실천이 이에 따르지 않는다고 한다. 실천이 따르지 못하는 이론은 기만이요, 망념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왜 모르는가? 63년 동안 공산주의를 실천해 보았으면 충분한 답을 얻었을 것 아닌가? ‘변증법적 유물론’ 이것이 독소인데 김일성 주체사상이라는 탈을 쓰고 둔갑했다가 그 아들은
‘우리식 공산주의’로 구호만 바꾸었다. 낡은 것을 버리고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것이 ‘변증법’이다. 언제까지 국제 거지 모양 협박이나 하며 비굴하게 잘 사는 나라에 손만 내밀고 있을 것인가?

이명박 대통령이 선거공약으로 내세웠던 것 중의 하나가 ‘실용주의’였다. 대통령에 당선된 후에도 가끔 기자들이 일문을 던진다. “대통령은 무엇을 실용주의라고 생각하십니까?”열매 없는 북한이라고 해서 그냥 멍하니 바라만 보고 있을 것인가? 받을 것도 없으니 줄 것도 없다는 안이한 생각으로 북한, 미국 눈치만 보면서 남은 5년 임기동안 세월만 보낼 것인가? 새로운 북한정책을 하루빨리 내놓아야 할 것 아닌가?

햇볕정책이 실패한 잃어버린 10년이라고 한다면 아무튼 정책도 없이 5년 세월을 보내는 것보다 시도를 해보았던 햇볕정책이 더 가치 있었던 것은 아닐까? 미우나 고우나 북한은 우리 민족이요, 우리 형제이다. 우리들이 해결하지 않으면 안 될 숙명과도 같은 것이다.혹시 촛불집회 속에 사회주의를 찬양하는 무리가 있다든가 색깔론 운운하는 사람이 있다면 유치하다. 공산주의와 민주주의, 사상적 이념의 게임이 끝난지 벌써 오래다. 게임이 끝난 후 재생 비디오 보는 것보다 더 김 빠진 짓이다. 63년 전, 짚신 신고 갓 쓰고 축구하는 장면보다 더 유치하다. 왜냐하면, 공산주의는 이미 지나간 세대의 유산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조국의 해방을 위해 몸바친 민족선열 앞에 우리 모두 부끄러움을 느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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