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기자의 눈/ 가스폭발 피해 주민들에게 온정을

2008-08-06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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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수(취재1부 차장)

지난달 25일 발생한 페어몬트홀 아파트 가스폭발사고로 ‘한인사회 응급 시스템’이 도마 위에 올랐다. 사고 직후 중국 커뮤니티가 보여준 신속한 지원과 한인사회의 그것이 크게 비교 됐던 것이다. 피해한인들은 중국 커뮤니티의 신속하고 적극적인 지원이 그저 부러웠을 따름이라며 한인사회 응급 시스템 구축을 주문했다.

한인사회 응급 시스템의 필요성은 지난 2004년 베이테라스 방화사건<본보 2004년 3월2일 A1면>과 문철선씨 사망사건<본보 2004년 7월13일자 A1면>을 계기로 급부상했다. 당시 한인사회는 베이테라스 방화사건 피해자 ‘유미나양 가족 돕기 기금모금 운동’과 ‘고 문철선씨 유가족 돕기 기금모금 운동‘을 연이어 전개, 피해자 가족들에게 한인사회의 따뜻한 온정을 전했다.

이후 한인사회 응급 시스템 구축의 필요성이 강하게 제기되면서 같은 해 11월22일 무지개의 집과 뉴욕한인봉사센터, 뉴욕뉴저지한인유권자센터, 청년학교, 뉴욕가정상담소, 미 암협회 한인지부, 한인이민봉사실, 마운트버논한인회 등이 연대, 한인 독지가가 기부한 5,000달러의 종자돈으로 ‘응급펀드(Emergency Fund)’를 처음으로 발족시켰다. 하지만 이 ‘응급펀드’는 한인들의 무관심으로 약정금 포함 6,000달러 정도가 모아진 이후 활동이 중단됐다.


당시 ‘응급펀드’ 계좌관리를 맡았던 뉴욕한인봉사센터 손신 사무총장은 “언제, 어떻게, 누구를 위해 사용 될지는 모르지만 응급펀드는 한인사회에 꼭 필요한 기금인 만큼 조속히 조성돼야 한다”며 한인사회의 지속적인 관심을 당부했지만 더 이상의 기부는 없었다. 더욱이 2004년 이후 응급펀드, 응급 시스템 구축에 대한 한인사회의 요구는 자취를 감췄다. 하지만 이번 사고를 계기로 4년 만에 응급 시스템 구축의 필요성이 다시 대두됐다.

올해 3월, 뜻하지 않은 사고를 당한 한인, 특히 무연고자들의 긴급구호를 위해 사회복지위원회를 발족시킨 뉴욕한인회는 사고 직후 아파트 가스폭발 피해 한인 입주자들을 돕기 위한 기금 모금운동을 시작했다. 기금접수는 그동안 응급펀드를 관리해온 뉴욕한인봉사센터가 맡았고 한인들의 기부가 이어지기 시작했다.

이번 기금모금 운동을 통해 한인사회의 온정이 다시 한 번 피해 한인가족들에게 전달되기를 바란다. 나아가 이번 사고를 계기로 지난 4년간 지지부진했던 한인사회 응급펀드 조성과 응급 시스템 구축이 활성화되기를 바란다. 사후 약 방문은 이제 그만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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