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스윙 보트’(Swing Vote)

2008-08-01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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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윙 보트’(Swing Vote)

주정뱅이 버드는 과연 누구에게 투표를 했을까.

케빈 코스너 출연 진지한 정치 풍자극

미 대통령 선거철에 나온 약간 냉소적이요 달콤하면서 또 진지한 정치 풍자극이자 부녀간의 관계를 다룬 드라마로 훈기를 느낄 수 있는 삼삼한 코미디 드라마다. 프랭크 캐프라의 ‘스미스씨 워싱턴에 가다’와 ‘존 도를 만나세’ 등을 연상케 하는 구식 스타일의 영화로 한 무책임한 서민의 자각을 통해 시민으로서의 권리와 책임감을 잊지 말라고 상냥하게 촉구하고 있다.
모든 사람들의 구미에 맞는 근사하고 상냥한 영화를 만들기 위해 다소 아첨한 기운이 느껴지긴 하나 가슴 안으로 들어오는 좋은 영화다. 민주·공화 양당 모두를 공평히 다룬 것이 마음에 든다.
중심 플롯은 믿거나 말거나 식. 대통령 선거에서 두 후보가 선거인단 수의 동점을 얻자 스윙 보트를 쥔 주정뱅이 홀아버지가 뜻밖에 전 세계 매스컴의 영웅이 된다는 얘기다.
이 주정뱅이는 뉴멕시코 텍시코의 달걀 공장에서 일하면서 자기보다 똑똑한 어린 딸 말리(매들라인 캐롤이 어른 뺨칠 연기를 한다)와 트레일러에서 사는 버드(케빈 코스너). 아버지가 선거일 자신과 투표장에서 만나기로 한 약속을 깨자 말리는 아버지 대리 투표를 한다. 그런데 여차여차해 투표기에 버드가 투표를 했지만 누구를 투표했는지가 기록되지 않으면서 선관위는 그를 10일 내 재투표토록 허락한다.
그런데 현직인 공화당의 대통령 앤드루 분(켈시 그래머)과 민주당의 도전자 도널드 그린리프(데니스 하퍼)가 동점이 되면서 둘의 운명은 버드의 손에 매달리게 된다. 이것이 알려지면서 앤드루와 도널드가 참모들을 데리고 텍시코에 오고 전 세계 매스컴과 각종 이해단체가 이 지도에도 없는 마을에 도착한다.
앤드루와 도널드는 각기 버드의 환심을 사려고 그를 칙사 대접을 하면서 버드의 뜻에 따라 자신들의 소신을 손바닥 뒤집듯 한다(이를 플림-플랍이라고 한다). 매스컴의 각광과 자신에 대한 후대에 당황하면서도 신이 난 버드를 코치하는 것은 말리. 그리고 딸의 지성으로 버드는 자각, 투표 전날 앤드루와 도널드에게 질문을 던진다. 코스너가 수염도 깎지 않고 구수한 연기를 잘한다. 조슈아 마이클 스턴 감독. PG-13. Touch stone. 전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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