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진정한 용기가 필요한 세대

2008-07-26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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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준영(회계사)

백발의 노인이 전하는 충고 속에는 실패가 들어있다. 가지 말아야 할 길을 간 실패, 그 구덩이에서 벗어난 경험, 벗어나지 못한 경험, 그것이 지혜로 축적되었다. 그래서 성경은 백발은 아름답다고 했다. 그런데 요즘 젊은이들은 점점 그 지혜를 받아들일 수 없는 세대, 그리고 그 지혜를 더 이상 줄 수 없는 세대가 되어가는 것 같다.

삶 속에서 보여지는 지혜는 고리타분한 쓸모없는 유물이 되어간다.
따돌림 당하는 것이 두려워 학교에서, 사회에서 다수에 편승하고 다수의 힘에 의존하고 그를 증명코자 소수를 더욱 핍박하고 정의와 진실이 무엇인지 알아보기도 전에 소수 자체를 멀리하려는 세대, 다수의 힘만이 진실이 되어가는 세대가 되어간다.다수의 힘을 빌린 현대판 마녀 사냥은 죄없는 이를 죽임으로 진실을 덮고 나아가 두려움과 비겁함 속에서 자신의 유익 속에서 진실을 죽이려 한다.


이런 사회는 진실을 드러내고자 그를 위해 싸우고자 하는 이에게 점점 더 큰 용기를 요구한다. 세상에는 어느 누구도 그 용기를 더 이상 감당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를 때, 더 이상 진실은 설 자리를 잃는다. 그 때가 이 세상 멸망의 순간이 될 것이다.그러므로 다수의 폭력을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가 필요하다. 다수에 편승하려는 비겁함은 사라져야 한다. 그런데 그 비겁함과 두려움을 많은 이기적인 자들이 이용해 왔다.이 시대를 이어가는 세대는 실패가 없어져 가는 세대이다. 실패를 피해가는 지혜를 배워왔기에 실패가 점점 사라져 간다.

다수의 길에 편승하게 되면 결코 실패할 수 없다. 실패가 보이려하면 다수의 힘으로 진실을 바꾸어버리는 폭력이 등장한다. 진실이 사라지면 아무 것이나 진실이 돼 버린다.진실을 확인하려면 실패에, 폭력에 부딪쳐야 한다. 그런 후에야 무엇이 진실인가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용기있게 보이는 것, 다수에 편승해 강한 용기를 보이며 소수를 핍박하는 것, 그것은 조직폭력배의 심리와 같다. 두려움을 무리 속에 감추고 그 무리의 후광으로 용기를 보이는 것, 그 속에 진정한 용기는 없다. 더 강한 고난이 오면 즉시 꼬리를 내린다. 그것은 진정한 용기가 아니다.기성세대가 이 세대의 젊은이들, 아이들에게 전하고 가르쳐야 할 것은 실패할 수 있는 용기이다.

아직은 진실을 밝힐 힘을 가진 이들이 남아있다. 그들이 결국은 역사 속에 남는 자가 될 것이다. 우리 모두가 남는 자가 되어야 한다. 이 세대는 그것을 위해 용기있는 자를 필요로 한다.희망은 그 용기 속에서 자라난다. 광기로 얼룩지는 사회일지라도 소수의 남는 자가 희망을 잃지 않고 진실을 밝힐 마음이 있다면, 그런 용기가 있다면 아직 세상을 지킬 희망이 있다.누구의 의견이든 존중해야 한다. 그리고 그 안에 내포된 것도 볼 수 있어야 한다.그러나 촛불시위를 포함한 수많은 시위 속에 자신을 포함한 다수의 폭력이 있지는 않은가, 이기와 시기는 없는가? 살펴보는 지혜도 필요하다.

한국의 연예인들, 정치인들, 언론인들, 국민 모두가 진실을 알고 단지 두려움 때문에, 자신의 유익 때문에 자신의 진실을 만들어가지 않기를 바란다.도덕도, 질서도, 법도 폭력 앞에 새로 창조되는 정의 앞에 무릎을 꿇지 않게 할 책임이 우리에게 있다. 눈에 보이는 다수가 진정한 다수일 수는 없다.세대를 이어갈, 시간을 넘어서는 진정한 다수를 위해 용기도, 지혜도 필요한 시간이다.우리 모두가 실패와 폭력을 두려워 않는 진실을 알려는 용기를 가진 세대이기를 바란다.우리가 이 세대를 지켜야 다음 세대도 그들을 지키고 또 오는 세대를 구원할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멀리서 바라보는 고국이, 그리고 이 시대가 진정한 용기있는 이들의 피를 요구하는 것 같다.용기있는 자가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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