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다시 찾은 브라이즈헤드’(Brideshead Revisited)

2008-07-25 (금)
크게 작게
‘다시 찾은 브라이즈헤드’(Brideshead Revisited)

찰스(왼쪽부터)와 줄리아와 세바스티안이 즐거운 한 때를 보내고 있다.

진지한 내용의 전형적 영국 드라마

이블린 워의 소설이 원작인 이 영화는 2차 대전 전을 시간대로 영국 시골의 대저택과 베니스와 모로코 등지를 무대로 펼쳐지는 전형적인 영국 드라마다. 지난 1981년 BBC-TV에 의해 11시간짜리 미니 시리즈로 만들어져 빅히트를 했었다.
영국 드라마 하면 빼어 놓을 수 없는 계급의식과 서로 다른 사회층 남녀의 못 이룰 사랑 그리고 종교와 믿음과 우정 등 복잡한 주제를 심도 있게 다루었다. 촘촘히 잘 짜여진 각본과 거의 답답할 정도로 절제된 연출 그리고 풍성하고 지적이며 진지한 내용 및 훌륭한 연기 등이 잘 어우러진 준수한 작품이다.
줄리안 재롤드 감독의 극도로 억제하는 연출 때문에 흐름이 때로 정체되는 듯한 느낌을 갖게 된다. 촬영과 음악도 좋다.
주인공인 중산층의 찰스 라이더(매튜 굿)가 육군 장교로서 자기가 20년 전 방문했던 로드 마치메인(마이클 갬본)의 소유로 지금은 임시 군기지로 쓰이는 대저택에서 과거를 회상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1920년대. 찰스는 옥스포드대에 입학해 방탕아로 호모인 세바스티안 플라이트(벤 위쇼)와 절친한 사이가 된다. 세바스티안은 찰스를 시골 저택으로 안내하고 찰스는 여기서 세바스티안의 여동생 줄리아(헤일리 애트웰)를 만난다. 그리고 셋은 마치 어린 아이들처럼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이 저택의 현 주인은 독실한 가톨릭 신자인 로드 마치메인의 아내 레이디 마치메인(에마 톰슨). 철저한 신앙생활을 하는 어머니의 숨 막힐 것 같은 고답적 분위기와 죄의식에 대한 끊임없는 상기 때문에 로드 마치메인은 아내를 버리고 베니스에서 정부 카라(그레타 스카키)와 살고 있고 세바스티안은 탕자가 됐다.
한편 찰스와 줄리아가 서로에게 이끌리면서 배신감에 고뇌하는 세바스티안은 더욱 술에 의존 페인이 된다. 그리고 세월이 지나 찰스는 줄리아를 다시 만나 둘이 새 삶을 다짐하나 결국 둘은 계급 차이를 극복 못한다. 도덕과 종교와 믿음 그리고 신분상승에 관해 천착한 드라마로 배우들 중 특히 톰슨이 빼어난 연기를 한다. PG-13. Miramax. 그로브, 랜드마크, 플레이 하우스7 등.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