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사설/ 한인단체 분열, 볼성 사납다

2008-07-15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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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인사회에서 일부 단체가 양분되거나 내분으로 마찰을 빚는 사태가 생겨나고 있어 우려가 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한동안 둘로 나뉘어져 시끄럽던 미 동부지역 충청도민회가 요즈음 통합을 선언했으나 일부에서는 여전히 무효를 주장하고 나서 크게 내홍을 겪고 있다. 도민회의 이번 통합선언은 한쪽의 도민회 회장이 여러 가지 문제로 인해 직무정지를 당한 상태에서 이루어졌기 때문에 다른 한쪽의 도민회 측에서 인정할 수 없다며 반발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충청도민회의 이러한 갈등은 비단 이 도민회만의 문제가 아니다.

얼마 전 뉴저지 한인사회에서도 일부 단체 간에 분쟁이 일어나 보는 한인들을 안타깝게 만든 사례가 있다. 그동안 한인단체들 가운데는 비단 의견대립이나 사고방식의 차이에서 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이유로 분리되거나 새로 생기는 사태가 종종 발생해 왔다. 그 때 마다 한인사회가 시끄럽고 관련단체 회원이나 임원진들이 모두 진통을 앓곤 했다. 이것은 우리 사회에 있어서는 안 될 불행한 일이다. 특히 요즘같이 경기가 어렵고 힘든 상황에서는 더더욱 이런 일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


서로가 힘을 모으고 어려운 일이 있으면 서로 돕고 격려하며 지내도 시원찮을 마당에 단체가 갈라져 네가 옳네, 내가 옳네 하는 것은 너무도 한심하고 답답한 일이다. 더구나 도민회 같은 단체는 같은 고향사람끼리 모여 친목하고 화합하고 단결하자는 취지에서 만들어진 단체 아닌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로 등을 대고 다툼을 벌이는 것은 너무나도 볼성 사납다.

이런 모양은 한인사회 화합이나 단결에 저해요소가 될 뿐 아니라 다른 한인단체에도 좋은 영향을 줄 수 없다. 자라나는 2세들에게도 귀감이 되지 못한다. 그러므로 하루 빨리 문제를 종결시키고 더 이상 한인사회를 시끄럽게 만드는 일이 없어야 한다. 한발씩 물러나 서로 양보하고 이해하는 마음으로 의견을 좁힌다면 못할 것이 있겠는가. 친목 단체 하나 화합하지 못하고 깨진다면 우리 사회는 더 기대할 것이 없다.

우리는 지금 미국 땅에 이민 와 살고 있는 소수민족이다. 우리끼리 힘을 모으지 못한다면 앞으로 무수히 다가오는 장벽들을 무슨 수로 헤쳐 나갈 수 있단 말인가. 우리가 이 나라에서 버티고 제대로 살려면 첫째도 단결, 둘째도 단결, 무조건 단결해야 한다. 모래알처럼 흩어지면 우리는 아무 것도 이룰 수 없다. 파당으로 나라가 망한 이조 5백년의 산물을 더 이상 답습해서는 안 된다. 충청도민회는 하루 빨리 마음과 뜻을 모아 통합선언으로만 그칠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통합으로 단합된 모습을 한인사회에 보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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