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무엇이 되느냐’가 아닌 ‘어떻게 사느냐’

2008-07-08 (화)
크게 작게
이상숙(유스앤패밀리 포커스 대표)

마약의 심각성에 대한 우려는 어제 오늘의 일이 분명 아니다. 그러나 그 마약이 바로 눈앞의 나의 자녀의 일이 되어버리고 마는 사태는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 특히 한인 가정 자녀들의 마약의 심각성은 이제 극에 다다르고 있는 것이다.

마약 복용의 시작 평균연령이 12,13세로 낮아진 것도 충격적이며 명문대학에 잘 보낸 내 자녀들이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생활 중 마약중독으로 인해 해고당하는 케이스가 한인사회에 늘고 있다.지난 한 주도 4 케이스가 심각한 마약중독으로 명문대학 졸업생들이 사회에서 낙오되는 기가 막힌 경우들이 있었다. 소중하게 잘 키운 자녀가 대학에 들어가 어떤 끔찍한 경험을 했고 그로 인해 인생의 낙오자가 되는지에 대해 한인 부모들은 무지할 정도로 알지 못한다.


한 경우는 좋은 지역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사립대에 무난히 들어가 대학의 수많은 동아리 중 머저리같은 일을 시키는 동아리에 들어가(부유층 자녀들로 공부도 꽤 하나 마약을 복용하며 선배가 신입생들을 훈련시킨다는 명목으로 끔찍한 일을 시키는) 술을 꼭지가 돌도록 먹이기도 한다. 그리고 마약을 복용하게 하고 심지어는 차 트렁크에 집어넣고 8~10시간을 끌고 다니는 시험 아닌 시험을 치루게 하여 동아리에 합격시키고는 그 후로 그 대학생활 동안 무섭게 기강을 잡는다.

심지어는 공부에 좋은 성적을 요구하며 정신집중을 위해 신경안정제인 마약을 복용시켜 습관성 마약에 빠지게도 한다. 이런 상태에 놓인 학생은 그 가족이나 주위의 친지보다는 그 동아리 집단에 집중하느라 사회생활 적응에 심각한 장애를 보이기도 한다.또 다른 케이스는 여학생으로 들어간 동아리에서 신입생 신고식에 헤비드럭을 복용하게 하고는 보기에도 끔찍해 보이는 시뻘건 색과 검은색으로 수상쩍은 그림의 큰 보자기를 펼쳐놓고 고개를 거기에 처박고 악을 쓰며 주문을 외우게 하는데 그 소리가 차마 듣기에도 소름이 끼치는 그런 끔찍한 비명섞인 무서운 소리라고 한다.
이렇게 시작한 대학 신입생은 그렇게 곱고 예쁘게 자랐건만 대학 졸업도 미뤄지고 거의 폐인이 되다시피한 인생으로 망가져 갔다.

또 다른 경우는 맨하탄의 명문대학에 들어간 예쁜 딸이 음침한 분위기의 기숙사에서 마약 주사바늘을 꽂게 되고 그들의 요구대로 검은 가죽의 타이트하고 짧은 옷을 입고 신체에 가학적인 일을 당하면서도 그 동아리에서 나오지 못하고 부모에게 쉬쉬하며 부모는 접근도 못하게 한다. 또 다른 케이스는 동아리를 통해 마약과 동성애에 빠지게 되어 결국 회사에서도 쫓겨나는 서글프고 비참한 어른이 되어버렸다. 이외에도 이와 유사하게 끔찍한 케이스는 너무나도 많다. 그리고 이 케이스들의 공통점 중의 하나가 부모들에게는 절대 비밀이며 접근도 못하게 한다는 것이다.

한인가정의 부모들에게 알려드리고 싶은 꼭 한가지는 자녀들에게 부모가 바라고 원하는 가장 우선이 좋은 학교, 좋은 직장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말이다. 자녀들에게 건강하고 건전한 가치관이 만들어져 있는가가 중요하다. 그리고 그 가치관은 부모의 삶과 가정의 내용에서 만들어진다는 사실이다. 즉 자녀의 마음 속에 반드시 삶에 대한 건강하고 행복한 목표가 있어야 하며 그것은 고사하고라도 자녀가 자신의 삶에 대해 긍정적인 행복감이 있어야 한다. 가치관은 그것을 기본으로 요구하기 때문이다. 이것이 만들어져 있으면 무엇을 해도 그 자녀의 인생은 건강할 수밖에 없다.

무엇이 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떻게 사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을 부모들이 알고 인정한다면, 그리고 자녀들에게 삶에서 그것을 보여주고 심어준다면 한인사회의 똑똑한 2세들이 그처럼 쓰러져가는 일은 없을 것이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