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지구 온난화

2008-07-03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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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륭웅(공학박사)

지난 6월 23일은 NASA의 한 과학자가 이산화탄소의 대기 중 농도가 352ppm(백만분의 352)이 넘으면 재앙이 올 것이라고 경고한지 꼭 20주년이 되는 날이었다.

이 날 뉴욕타임스 A면에는 ‘>352ppm’이라는 제목의 전면광고가 실렸다. 현재 지구의 대기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382ppm으로 20년 전 경고치 보다 10% 정도 더 많아졌으며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상한선인 352ppm 이하로 낮추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또 의 2008년 7월호에는 ‘Climate Change - Polar Express’(급속한 극지방의 해빙으로 인한 온난화 가속)라는 제하의 기사를 게재했는데 내용은 다음과 같다.


“지구 온난화를 예측하는 모델보다 훨씬 더 빨리 극지방의 빙하가 녹고 있다. 또 녹는 속도도 더 가속화되고 있다. 빨리 과학적인 해결책이 나오지 않으면 안된다.”지난 2월 28일 NASA의 Aqua 인공위성에 탑재한 카메라는 바다에 떠있는 맨하탄 크기만한 얼음 덩어리가 쪼개지기 시작하는 것을 포착하였다. 이 현상은 10일간 계속되었다. 3월 8일에는 남극반도 앞바다에 떠있던 면적 5,000 평방마일(300리 X300리)의 Wilkins 빙하의 160 평방마일이 태평양으로 흘러들어갔다(주:앞의 맨하탄 크기의 얼음덩어리는 이것의 일부인 듯).
이는 30년간 남극대륙에서 일곱번째로 떨어져 나간 큰 얼음덩어리였다. 지난 400년간은 잠잠했었는데 이렇게 된 데에는 남극대륙의 서쪽 반도지역 온도 상승 때문인데 이 지역은 지구상의 어떤 곳보다도 온도 상승이 가파르다.

컬럼비아대학의 극지방 연구학자인 벨교수는 “변화가 너무 빨라 걱정하고 있다”고 말하면서 최근의 일은 전세계 과학자들이 좀 더 밀접히 정보를 교환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말한다. 온난화로 인한 해수온도 상승으로 바다에 떠있는 거대한 얼음덩어리의 갈라진 틈으로 물이 들어가 균열을 가속화시킨다. 아무리 큰 얼음덩어리가 녹는다 해도 이로 인한 해수면 상승효과는 미미하다. 문제는 이 거대한 얼음덩어리들이 육지에 있는 빙산이 바다로 떠내려오지 못하도록 하는 ‘마개’ 역할을 했는데 쪼개지면서 더 이상 마개 역할을 못한다는 데에 있다. 이리 되면 육지 빙산은 몇 달내로 바다쪽으로 기울어지고 1,2년 후에는 바다쪽으로 움직이는데 마개가 없
어지면 이 속도는 있을 때보다 4배 정도 빨라진다.

이렇게 되면 해수면은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상승한다. 단기적으로 볼 때 상승으로 빙산이 녹아 전체면적이 줄어지면 눈이 내려 지상에 덮히는 면적이 감소하고 태양빛을 덜 반사하며 더 많은 태양열이 바다에 흡수돼 더 빨리 얼음을 녹인다. 북극지방의 가장자리 온도 상승 영구 동결지대가 녹기 시작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이는 북극 뿐 아니라 그린랜드에도 일어나고 있다.

벨 교수는 “빙산이 다이어트 중입니다”라고 말한다. 만약 영구 동결대가 녹게 되면 그 속에 갇혀있던 엄청난 양의 메탄개스가 분출된다. 만약 이렇게 되면 20년 후 메탄개스의 온난화 기여도는 이산화탄소의 72배(100년 후엔 25배)가 된다. 영구 동결대의 메탄개스가 분출되면 지구는 통제 불능의 재앙에 직면하게 된다.과학자들은 북극 빙산의 해빙속도가 가속화하면 현재 온화한 지역이 큰 위험에 처할 것이라고 한다. 현재의 예측 모델에 의하면 현재 바다에 떠있는 얼음이 올여름 다 녹으면 ‘사막화 현상’이 북상하고 미국의 남서지역, 유럽의 남동지역과 중동지역은 지금보다 더 건조해질 것이라고 한다.

National Snow and Ice Data Center의 Stroeve와 동료 과학자들에 의하면 지난 15년간 북극의 빙산은 현재의 모델이 예측하는 것보다 훨씬 더 빨리 녹기 시작했는데 이로 인해 위도상으로 중간지대의 사막화가 2050년 이전에 일어날 수 있다고 한다.이는 현재의 모델이 예측하는 것보다 20~40년 더 빠른 것이다. 인류는 지금(훨씬 더 이전부터이겠지만)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 다만 인간은 아둔한 동물이어서 너무 늦기 전까지는 알려고도,
대비하려고 하지도 않는다. 그래서는 안되는데.인간이 자연을 상대로 한 러시안 룰렛, 죽어야 정신을 차릴 것인가, 죽어도 차리지 못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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