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일본에 빼앗긴 수소에너지 자동차

2008-06-30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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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영(전 언론인)

차세대 수소에너지 자동차 개발을 위한 선진 각국의 치열한 경쟁에서 또다시 일본이 선두를 차지하였다.일본 자동차 메이커 혼다는 지난 16일 수소 자동차 FCX ‘클래러티’를 완성, 7월부터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리스 판매한다고 발표하였다. 액화수소 한 번 주입에 400마일을 달리며 시속
100마일까지 낼 수 있다고 하니 휘발유 차와 성능은 비슷하다.리스 조건은 월 600달러(보험료, 차량유지비 포함)에 3년 기간, 3년 내에 200대까지 보급할 계획이다.

생산 원가가 아직은 워낙 비싸 우선 리스만 한다고 하는데 발표 첫 날, 5만명의 계약 희망자가 쇄도하자 고무된 회사측은 생산 계획을 대폭 늘릴 계획이라고 한다.하루가 다르게 치솟는 개스값, 배기개스로 몸살을 앓는 지구환경, 고갈되어 가는 석유의 과소비가 부르고 있는 21세기 지구촌 문제의 심각성을 사람들이 공감하고 있음을 웅변하고 있다.도요타에서도 이달 중 SUV형 수소차를 내놓으며 닛산, 마쓰다, 스즈끼도 이 수소연료 자동차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필자는 재작년 7월 이 지면에 서 수소 자동차 개발을 촉구하는 미국의 미래학자이며 열렬한 환경운동가 ‘재레미 리프킨’의 주장을 소개한 바 있다. 왕년의 자동차 왕국 미국을 제치고 세계시장을 주름잡고 있는 일본 차가 유감스럽지만 다음 세대에서도 왕좌를 이어갈 것 같다.이번 혼다 기술진의 쾌거는 유한한 석유에서 무한한 수소로의 에너지 자원을 대체하는 기술 개발의 시원을 열었다는 큰 업적과 함께 환경 파괴로 홍역을 앓고있는 지구를 구할 수도 있다는 희망을 인류에게 주었다는 큰 의미를 담고 있다.

모든 산업의 동력을 얻는 발전(發電)에서부터 각종 물류 수송, 모든 교통수단의 동력원으로 쓰이고 있는 에너지는 장작에서 석탄, 석유, 천연개스로 이어져 그동안 대량생산의 산업혁명을 가능케 하였고 특히 석유는 광범한 화학공업의 원료로도 쓰여져 인류의 물질문명과 생활수준 향상에 결정적 기여를 하였다.그러나 이런 탄화수소를 주성분으로 하는 화석연료는 해마다 그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20세기 후반부터는 대인구국인 중국, 인도의 공업화로 인해 그 수요 증가는 가속도가 붙어 생산, 채굴은 얼마 안가 정점에 이르고 그로부터 생산은 하강곡선을 그리며 곤두박질하다가 마침내 고갈되어 끝장을 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수소연료는 이에 대한 유일한 대안이며 희망이다. 우주와 지구행성에 무진장한 수소는 물질세계의 원소들 가운데 가장 가벼워 우주 질량의 75%를 차지하고 있다.지구 표면 70% 이상을 덮고있는 대양의 물도 수소와 산소의 화합물이다. 수십 억년 이글거리며 타고있는 태양도 이 수소개스가 타면서 태양계에 빛과 열을 뿌리며 지구상 모든 생물들에게 생명의 에너지를 주고 있다.바닷물을 전기분해하여 얻어진 수소를 공기 중의 산소와 반응시키면 고효율의 전기 에너지가 생성되고 이것으로 모터를 돌려 자동차를 구동시킨다는 것이 간단하게 설명된 수소연료차의 원리다.

휘발유를 태울 때와 달리 배기가스는 없고 무해한 수증기만 배출된다. 열효율도 높아 액화수소 1kg에서 석유 1kg이 제공하는 열량의 3배가 나온다.
그동안 물을 전기분해하여 수소를 얻기까지의 비용이 비싸 경제성이 없어 상업화되지 못하고 있었지만 작금의 고유가로 상황이 바뀐데다 그동안 꾸준한 기술 개발에 전력 투구해온 일본 자동차업계가 이번에 상업화에 성공, 그 첫 발을 내딛게 될 것이다.
일본에 기선을 빼앗긴 미국이 수모를 설욕하고 세계 지도국가로서의 위상을 되찾기 위해서는 에너지 문제의 최종적 해결책으로 일컬어지고 있는 핵융합식 발전(인공태양)에 온 힘을 쏟아 다른 경쟁상대국들에게 또다시 추월당하는 일이 없어야 하겠다.

인공태양 연구에는 지금 EU, 러시아, 중국, 일본, 인도, 그리고 한국이 국력을 기울여 올인 하고 있다. 이들은 전쟁이나 무기 개발에 국력을 낭비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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