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구글 모바일 OS 개발에 업계 반응 엇갈려

2007-11-06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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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검색업체이자 광고업체인 구글이 단말기 제조업체, 이동통신사 등과 손잡고 공개 소프트웨어 리눅스 기반의 모바일 운영체제인 가칭 `안드로이드(Adroid)’ 개발에 전력하면서 전 세계 휴대전화시장에 미칠 파장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구글이 열린 휴대전화 플랫폼을 개발할 경우 기존의 소수 휴대전화 사업자가 구축한 이동통신 요금체계에 변화가 불가피할 뿐만 아니라 구글 또한 전세계 휴대전화 시장을 잠식할 또 다른 독점회사로 등장할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 구글, 휴대전화 요금 체계 바꿀까 = 광고업체인 구글은 자사의 광고 플랫폼인 애드센스를 탑재한 휴대전화 OS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이에 따라 향후 휴대전화 요금이 광고로 대체되고 음성 통화 뿐 아니라 무선인터넷까지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

구글은 현재 퀄컴과 인텔, 삼성전자, LG전자, 모토로라, 스프린트넥스텔 등 30여개 업체와 손잡고 `열린 전화기 동맹(OHA, Open Handset Alliance)’을 결성, 자사가 개발한 모바일 OS를 장착한 휴대전화 출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구글은 앞서 내년 1월 700Mhz 주파수 경매에 참여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2005년 8월 인수한 벤처업체 안드로이드를 통해 약 2년 반 동안 모바일 OS에 주력해온 구글이 이번 구상을 현실화시킬 경우 구글이 휴대전화 사용 방식과 수익 모델에 일대 변화를 몰고 올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실제로 에릭 슈미츠 구글 회장은 지난해 말 미국 스탠퍼드 경영대학원 강연에서 휴대전화는 공짜가 돼야 한다며 휴대전화에 광고를 싣는 양에 따라 단말기 가격과 요금을 인하해야 한다고 말해 구글이 선보일 휴대전화 서비스가 기존의 요금체계와 크게 다를 것임을 예고한 바 있다.

구글은 이를 위해 현재 일본 휴대전화 서비스에 텍스트 광고, 동영상 광고 등을 시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이 추진하고 있는 1인 단말기인 휴대전화는 특히 개인적 관심사를 파악해 맞춤형 광고를 전송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미래의 광고 플랫폼으로 각광받고 있다.

영국 시장조사업체인 인포르마에 따르면 전 세계 모바일 광고시장은 약 22억 달러로 오는 2011년 114억 달러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재 구글은 연간 100억 달러의 매출 가운데 대부분을 광고에서 얻고 있어 10년 후 데스크톱 PC를 대신해 가장 보편적인 인터넷 접속 단말기로 등장할 휴대전화의 광고 매출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광고가 휴대전화 요금을 대체하기 위해서는 이용자가 휴대전화 인터넷을 하루 8~10시간 가까이 써야 한다는 분석과 함께 휴대전화에 광고가 탑재된 사례가 없었다는 점에서 구글이 미칠 영향이 낮다는 부정적인 시각도 제기되고 있다.

◇삼성.LG전자, 구글 OHA에 참여..SK텔레콤, 참여계획 없어 = 현재 삼성전자와 LG전자는 OHA에 합류해 구글의 OS를 자사 휴대전화 단말기에 시험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에 따라 이르면 내년 중순 또는 하반기에 구글 OS를 탑재한 두 회사의 단말기가 미국, 유럽 등에 서 선보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국내 단말기 제조업체들은 구글이 내놓을 휴대전화가 애플의 아이폰처럼 자체 OS를 단말기에 그대로 탑재하는 형태는 아닐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구글과의 협력관계 연장선에서 구글 OHA에 참여했다며 현재로선 구글과 함께 내놓을 휴대전화 새 상품에 대한 시기나 형태는 전혀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LG전자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OEM, OBM 등의 형태로 구글이 내놓을 휴대전화 사업에 참여할 가능성은 낮다며 다만 구글과의 향후 협상 조건에 따라 최종 단말기 출시 형태는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구글의 휴대전화 OS는 아직 개발이 완성되지 않아 구체적인 출시 형태를 논할 수는 없지만 추진 속도가 매우 빨라 내년 하반기에는 구글의 OS를 일부 탑재한 휴대전화를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는 견해도 나오고 있다.

한편 SK텔레콤, KTF 등 국내 이동통신사의 경우 구글의 OHA 참여에 부정적인 입장이어서 당분간 국내에 구글의 새 OS를 탑재한 휴대전화를 이용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게 관련업계의 대체적인 판단이다.

SKT 관계자는 앞으로 휴대전화 무선인터넷이 개방 플랫폼으로 전환될 것이라고 진단하면서도 당분간 구글의 OHA에 참여할 계획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 관계자는 모바일 OS 개발과 관련해 구글로부터 참여 제안을 받은 적은 있지만 여러가지 사업적 관점에서 판단해 볼 때 현재로서 동참할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현재 자체 휴대전화 무선인터넷 플랫폼인 티팩을 운영하고 있다.

KTF 관계자는 아직 구글과 관련 논의를 한 적이 없다며 다만 KTF의 플랫폼인 쿤(KUN)에 구글의 일부 응용 프로그램을 적용하는 것을 검토해 볼 수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이통사가 자체적으로 플랫폼을 운영하며 점차 망 개방을 추진하고 있어 굳이 구글의 OS 개발에 참여할 요인이 적다는 설명이다.

(서울=연합뉴스) 김세영 기자 thedopes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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