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가을 단풍은 나무의 겨울 생존 보호책

2007-10-31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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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타듯 새빨간 가을 단풍의 색깔은 나무가 겨울을 무사히 넘기도록 보호하는 역할을 하며 나무가 뿌리박고 있는 흙과도 관련이 있다는 연구가 나왔다고 스페이스 닷컴이 30일 보도했다.

미국의 식물생리학자 에밀리 해빙크는 노스캐롤라이나주의 숲 연구를 통해 많은 에너지를 소모해가며 나무가 안토시아닌 색소를 만들어 내는 것은 질소가 부족한 흙에 뿌리박고 사는 나무들이 겨울이 오기 전에 뿌리에 되도록 많은 영양소를 축적하기 위해 오랫동안 잎을 보호하기 위한 장치임을 밝혀냈다.

해빙크는 미국지질학회 연례회의 발표를 통해 나무가 에너지를 소모해 가면서까지 안토시아닌을 만들어내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고 밝히고 가을에 나뭇잎이 진홍색으로 물드는 것은 스트레스로 지친 나무들이 생존을 위해 애쓰고 있다는 징후라고 설명했다.


그의 연구는 나무가 빨강색을 만들어 내느라 애쓰는 이유를 설명한 몬태나주립대 윌리엄 호크의 지난 2003년 연구를 뒷받침하는 것이다.

호크는 당시 연구에서 잎 속의 안토시아닌을 유전적으로 차단하는 실험 결과 햇빛에 매우 취약해져 나무 뿌리에 겨울을 위해 비축할 영양분을 거의 보내지 못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나뭇잎의 색깔이 초록에서 밝은 노랑과 주황, 빨강으로 바뀌는데는 에너지가 소모되고 이로 인해 나무가 무슨 이득을 보는 것 같지도 않아 학자들은 지금까지 원인을 규명하지 못했다.

여름 내내 잎 속에 숨어 있다가 엽록소가 파괴돼야만 드러나는 노랑과 주황 색에 관해서는 소합향이나 빨간단풍나무의 빨강색보다는 많이 알려진 편이다.

안토시아닌은 라즈베리나 보라색 팬지, 빨간 사과 등의 색깔을 내는 색소인데 이 색소가 나뭇잎을 해로운 광선으로부터 보호하고 얼지 않도록 해주는 일종의 일광차단제 역할을 한다는 사실까지는 밝혀져 있다.

(서울=연합뉴스) youngn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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