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헤일로3 해일’에 할리우드 `침몰’

2007-10-22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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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소프트의 차세대 비디오게임기 X박스360용 블록버스터 게임 `헤일로3’가 미국 엔터테인먼트 산업을 뒤흔들고 있다.

22일 세계적 광고전문지 `애드버타이징 에이지(Advertising Age)’ 등 외신에 따르면 `메리에겐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의 패럴리 형제 감독과 인기배우 벤 스틸러가 다시 뭉친 기대작 `더 하트브레이크 키드’는 지난 5일 북미 지역에서 개봉한 뒤 첫 주말 3일간 1천400만달러의 수입을 거두는 데 그쳤다. 이는 이 영화가 개봉 뒤 첫 주말 동안 적어도 2천만~2천500만달러의 수입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던 할리우드의 당초 예상에 크게 못 미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같은 기간 북미 지역 전체 영화 티켓 판매량 역시 불과 8천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7%나 줄어드는 등 할리우드 전체가 1999년 이래 최악의 10월 첫째주말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할리우드 관계자들은 지난달말 출시된 헤일로3를 관객 감소의 가장 큰 이유로 지목했다.

영화의 주관객층인 젊은 층이 헤일로3를 즐기느라 주말 내내 집에만 머물며 영화를 보지 않았다는 것.

실제로 헤일로3는 지난달 25일 발매 당일 북미 지역에서만 1억7천만달러의 매출을 올려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단일 매출 신기록을 수립했으며, 발매 뒤 1주일 동안 전세계 3억달러라는 놀라운 매출을 기록했다.

또한 발매 당일 온라인 플레이 시간은 360만시간에, 발매 뒤 1주일에는 총 4천만시간으로 늘어났다. 같은 기간 온라인 플레이를 즐긴 이용자는 전세계 2천700만명에 달했다.

시장조사기업인 잰코 파트너즈(Janco Partners)의 애널리스트 마이크 히키는 헤일로3의 주 이용자층은 18~34세로, 영화 주 관람층과 상당 부분 겹치고 있다며 이 같은 현상이 앞으로 상당 기간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헤일로3의 인기는 전체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앞서 이미 비디오게임기 시장의 판도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북미 시장조사기업인 NPD에 따르면 9월 북미 게임기 판매 순위에서 마이크로소프트의 X박스360이 52만7천대 판매를 기록, 50만1천대에 그친 닌텐도의 가정용게임기 위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X박스360은 전달 27만6천대가 팔려 40만3천대의 닌텐도 위와 38만3천대의 휴대용게임기 닌텐도DS(NDS)에 크게 뒤진 3위에 그쳤으나, 헤일로3 발매를 계기로 판매량이 100% 가까이 수직상승한 것. 위와 NDS 역시 각각 전달에 비해 10만대 가량 판매량이 늘어났지만, 헤일로3의 위력 앞에는 힘을 쓰지 못했다.

헤일로3 자체로도 발매 뒤 NPD 집계 기간인 이달 초까지 열흘 남짓한 기간에 무려 330만장이 팔려나가 9월 게임 판매량에서 압도적으로 1위를 차지했다. 2위부터 10위까지 게임 9종의 1개월 판매량을 모두 합쳐도 165만장으로 헤일로3의 절반에 불과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오히려 놀랄 것이 없다는 반응이다. `헤일로3’의 프로덕트 매니저인 조쉬 골드버그는 헤일로3는 영화처럼 마케팅됐으며, 이미 영화만큼 또는 그 이상 커졌다고 말하고 음료, 자동차, 휴대전화 등 수많은 업체들과의 제휴가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은 헤일로 시리즈는 진정한 디지털 엔터테인먼트 문화 현상이며, X박스360 사업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고 평가했다.

(서울=연합뉴스) 조성흠 기자 jo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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