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어느 한국인의 억울한 이야기

2007-09-29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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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시카 박(잭슨하잇)

권력(authority)이라는 귀하고 값진 도구가 주어질 때는 섬기고 봉사함으로써 그 주위를, 사회를 밝고 명랑하게 해야 한다.히틀러 같은 독재자들에게 권력이 부여되었을 때는 그 국가와 더 나아가 온세계가 혹독한 시련
과 불이익을 당한다.링컨 같은 훌륭한 지도자들에게 권력이 주어지면 그 권력을 잘 행사함으로써 노예가 해방되고 그 국가, 세계가 발전하고 잘 살게 된다.

대통령이 아니더라도 우리 일반인에게도 알게 모르게, 크고 작게 권력의 선행과 횡포로 인하여 밝고 명랑한 일들은 물론 부당하고 억울한 일들도 생긴다.B라는 한국인이 DMV로부터 “당신의 드라이브 라이센스는 10-10-07에 중지(suspension)된다. 그 이후로는 운전을 못한다”는 서신을 받았다. 그 서신을 받은 다음날(9-21-07) 공교롭게도 플러싱에서 운전 중 셀폰을 사용하다가 M이라는 한국 태생 경찰에 적발되었다.운전면허증을 제시하자 중지된 면허증으로 운전했으니 경찰서까지 가자고 했다. B는 DMV에서
온 서신을 보여주면서 10-10-07까지는 운전할 수 있다고 설명했지만 그는 그 설명을 듣는둥 마는둥 하면서 수갑을 채우고 경찰서에 데려갔다. 경찰서에 도착한 후 다른 미국인 경찰에게 B를 넘길 때 그 중요한 DMV 서신은 넘기지 않고 B에게도 돌려주지도 않고 가버렸다.


나중에 미국인 경찰로부터 조사를 받을 때 DMV 서신을 설명하자 경찰 컴퓨터에는 ‘Suspension’이라고만 나오고 날짜(10-10-07)는 명시되지 않으므로 그 서신을 보여달라고 하면서 “그 서신만 있으면 당신은 지금 곧 석방”이라고 하였다. 그러나 그 서신은 M이 가지고 간 후였다.그 다음날 M에게 그 서신을 달라고 했지만 “그 서신은 어제 당신 차 안에 넣었다면서 더 이상 시끄럽게 굴면 또 다른 Summon을 받을 것”이라면서 위협했다.

미국에 살면서 체험하는 것은 두 가지 종류의 한국인들이 있다는 것이다. 그 하나는 한국인을 대할 때 다른 민족을 대하는 것보다 더 친절하고 도와주려는 고마운 한국인들이다. 다른 하나는 더욱 더 불친절하고 냉대해버리는 한국인들이다. 행여라도 선의(favor)을 갈망하는 눈빛을 읽었다면 오히려 역습해 버리는 고약한 부류의 한국인인 것이다.그 날 B가 한국인 경찰이 아닌 미국인 경찰에 운전중 셀폰 사용 때문에 적발되었다면 중지된
면허증으로 운전한 것에 한해서는 DMV 서신 때문에 아무 문제 없는 사항을 가지고 수갑을 채우고 MUG 사진을 찍고 경찰서에 4~5시간 구금하고 몇달 후에 법정까지 가야 하며, 그 귀중한 증거서류도 없애버리지는 않았을 것이다.이런 식으로 억울하게 부당한 일을 당하고 곤경에 빠진다는 것은 참으로 쓸쓸하고 우울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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