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권익활동단체가 이룬 성과

2007-09-27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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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찬(뉴욕 뉴저지 한인유권자센터 사무총장)

그동안 서류가 불충분하고 소셜시큐리티 번호가 없다는 이유로 어느 날부터 운전면허증 재발급이 금지당하고 신청을 할 수도 없게 됨으로 인해 뉴욕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당하여야 했다. 그러나 이들은 이런 정책을 비판하거나 저지할 수 있는 그 어떤 참정권도 가지지 못했기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밖에 없었다.

사실 이것은 오래 전에 리얼 아이디 법안이 연방의회에서 통과되면서 예고된 것이었다. 이에따라 각 주에서는 연방정부의 리얼 아이디 법안을 따라서 서류미비자들에게 운전면허증을 발급하지 않는 추세로 나아갔다. 그러한 와중에 뉴욕주에서 그러한 연방정부의 결정을 거부하고 서류미비의 이민자들에게도 운전면허증을 발급할 수 있도록 한 것은 이민자 커뮤니티를 위해서 너무도 다행스런 일이다.


미국사회 뿐만 아니라 한인사회가 오늘날 이렇게 생활을 할 수 있는 그 기반에는 미국사회의 누구도 하기 싫어하는 영역의 노동력을 제공해 준 서류미비 노동자들이 있었다. 사실 이들은 힘들게 일하고 직접세와 간접세를 내는 사회의 당당한 일원임에도 사회보장제도의 혜택을 전혀 받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사람들에게 운전면허증 발급 불가라는 통지는 생계마저 위협이 되게 만들었다.

이렇게까지 오기에는 쉽지않은 노력이 있었다. 뉴욕시내 수많은 이민자 권익옹호단체들의 노력이 있었고, 그 중에서도 한인단체인 청년학교의 노력이 가장 돋보였다.한인단체들 중에는 청년학교와 같이 이민자 사회와 커뮤니티의 권익을 옹호하는 활동을 한다고 하는 단체들이 있지만 이들처럼 구체적으로 성과를 만들어내는 단체는 그리 많지 않다.정치인들을 만나서 사진을 찍고 자신들이 누구를 만나서 무엇을 요구했다고 하지만 그것이 한인사회 전체의 이익을 위한 것인지 그 결과를 우리는 보지 못했다.

이번에 이룬 쾌거는 말로만 하는 권익옹호가 아닌 구체적인 결과를 만들어내는 권익옹호였다. 이제는 한인사회에도 이러한 단체들이 자리를 잡을 수 있는 분위기가 만들어져야 할 것이다.이번에 이룬 쾌거의 중심에 청년학교라는 한인단체가 있었다는 것은 한인사회의 자존심을 높이는 것이다. 그동안 이민자 권익을 위하여 노력한 한인사회의 유일한 단체였다. 아울러 이번에 이룬 쾌거가 서류미비 이민자들에게 희망을 심어주었듯이 드림액트와 같은 법안들이 하루바삐 의회에서 통과될 수 있도록 한인사회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

미국에서 1%도 되지 않는 소수 중에서도 소수민족으로써 우리의 요구를 현실화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섬세하면서도 확실한 전략을 중심으로 힘을 결집시키는 것 밖에는 없다. 이러한 결집된 힘과 전략을 가지고 움직인다면 그것이 지역에서 연방에서 반드시 우리의 이해와 요구를 결과로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올해 위안부 결의안을 통과시키기 위한 활동에서, 그리고 서류미비 이민자들의 운전면허증 발급을 위한 활동에서 배웠다.

또한 이제는 한인사회가 무엇보다도 동포사회와 지역 커뮤니티 전체의 이익을 위한 결과를 만들어내는, 그러한 권익옹호 단체들에 대한 관심과 지지를 할 수 있는 성숙된 사회로 발전을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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