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기자의 눈/ 서초구청-맨하탄보로 자매결연, 무엇을 얻었나?

2007-09-19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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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재호(취재1부 기자)

지난 13일 서울시 서초구(구청장 박성중)와 뉴욕시 맨하탄 보로(보로장 스커트 스트링거)가 맨하탄 보로청에서 자매결연을 재체결했다.
‘변함없는 우호증진을 위한 공동발전 협약서’로 명명된 이날 결연문 행사를 위해 한국에서 서초구청 임직원과 경제사절단 7명, 직능단체장 6명 등 총 18명이 동행해 참석했으며 이를 축하하기 위해 지난 16일 서초구가 4억을 후원해 KBS 전국 노래자랑이 열렸다.

그러나 겉으로 보기에는 성공적이었던 이 행사의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면 자매결연을 통해 우리 한인사회가 실질적으로 어떤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생긴다.우선 협약서에 명명된 4가지 협의 사항에는 뉴욕에 거주하는 한인들을 위한 사항이 전혀 언급되어 있지 않다. 문화행사 공동주관과 관광지 연결, 교육 기회 제공, 지역 경제 활성화 등은 구
색 맞추기를 위한 조항일 뿐 실질적인 결과를 이끌어 내기를 기대하기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이번 자매결연을 옆에서 지켜 본 한 한인사회 단체장은 “서초구와 맨하탄 보로의 자매결연 체결은 그 동안 소원했던 한인사회와 맨하탄 보로와의 유대 관계를 쇄신시킬 수 있는 최적의 기회임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논의가 한인사회와 전혀 이루어 지지 않았다”며 “이번 자매결
연이 일회성 홍보 행사로 끝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생긴다”는 입장을 전했다.

실제로 지난 2003년 이미 맨하탄 보로와 자매결연을 체결했던 서초구는 체결 후 보로장 한국초청, 한 차례 음악회 개최를 제외하고는 별다른 교류가 없어 2005년 버지니아 필드 전 맨하탄 보로장이 임기를 채워 물러난 뒤 결국 자매결연이 무효화 되는 사태를 겪기도 했다.이번 자매결연 재체결을 실질적으로 도운 맨하탄 보로청 지미 얀 위원장은 “이번에 맺은 자매결연도 이전과 같이 보로장이나 구청장 교체 시 효력이 상실되는 한시적 합의”라며 “보로장이 교체되더라도 관계가 지속되기 위해서는 민간차원에서 양 도시의 실질적인 교류가 지속돼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 달에 수십 명의 한국 정계 관계자들이 찾는 뉴욕! 이들의 뉴욕 방문이 호화 외유나 일회성 홍보 행사라는 비난을 받지 않기 위해서는 뉴욕에 거주하는 한인들을 위해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 모색과 이를 통한 관계 유지가 절실히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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