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뉴욕한국일보와 뉴욕타임스 제휴의 큰 뜻

2007-09-15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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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륭웅(공학박사)

2007년 9월 11일 뉴욕한국일보(KTNY)는 뉴욕시에 본사를 둔 뉴욕타임스(NYT)와 획기적인 지면교류 협정을 맺었다. 이 날은 마침 저 잊지 못할 9.11 6주년이 되는 날이었고 가신 님들의 눈물인양 천둥번개가 치고 비가 억수로 퍼붓는 날이었다.

이번 협정은 KTNY의 40년 역사에 큰 획을 긋는 중대사일 뿐 아니라 미국의 한인 언론과 한인사회 발전에 큰 기여를 한 것이다. 동족의 한 사람으로서 참으로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NYT는 나 개인에게 매우 중요한 스승이고 길잡이였다. 1971년 미국에 유학생으로 왔을 때 15센트였던(주중판) 것이 지금은 1달러25전이 되었다. 지난 30여년간 NYT를 읽으며 나는 이 신문이야말로 세계 최고구나 하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 누가 그 이유를 묻는다면 “읽어보시면 압니다”라고 밖에 할 말이 없다.


NYT의 사시는 ‘All the News That’s Fit to Print’이다. ‘인쇄에 적합한 모든 뉴스를 활자화 한다’는 이 평범한 문구 속에 들어있는 깊은 뜻을 나는 이렇게 해석하고 있다. “인류의 역사와 문명이 어디로 가고 있고, 또 어디로 가야 하는지에 대해 좋은 소식이든 나쁜 소식이든
전세계 인류가 알아야 하는 것이라면 알게 해야 할 사명이 우리에게 있다”고.이 사명을 위해 NYT는 철저한 조사와 연구를 한다. NYT의 기사는 그 정확성, 객관성, 분석력, 사물을 보는 폭과 깊이 등에서 아마 세계 최고가 아닌가 싶다. NYT의 기사는 중,고등학생이면 누구라도 읽을 수 있는 평이한 문장으로 되어 있다. 명문은 평이한 문장으로 써야 하고, 그것이
가장 좋은 통신수단임을 보여주는 듯 하다.

정확한 단어의 선택, 말의 뉘앙스를 살리는 어휘 배열을 통해 훌륭한 영어문장의 모범을 보여주고 그를 통해 영어라는 언어의 아름다움, 미국인의 사고, 문화와 사회 전반의 의식을 보여주지 않나 생각된다.주 목표는 우리의 다음 세대가 인류문명이 어디로 가야 하는데 지금은 어디로 가고 있는가, 그래서 나 개인의 책임은 무엇이고 나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깨닫게 하는 것이다.

NYT는 옛날부터 저 동방의 은자 한국을 알리는데도 많은 공헌을 하였다.
오래 전 노벨상에 가장 근접한 이론물리학자이자 페르미 연구소의 물리부장이던 벤자민 이(이휘소)박사가 상대방의 과실로 학회에 가다가 자동차 사고로 유명을 달리했을 때 NYT 1면(A-1)에 크게 그의 학문적 성과를 조명하고 애도하였다. 1면에 그리 크게 부고 기사가 나는 것도 드물고 또 한국인으로는 최초였지 않았나 생각된다. 그 즈음 또 나환자와 함께 평생을 보내면서 성인처럼 살았던 이경재 신부의 기사는 너무나 깊게 다루어서 한국 신문보다 더 정확하고 깊이가 있었다. NYT는 이런 기사를 통해 한국의 위상을 높여 왔다.

NYT가 참으로 “용하다”고 생각되는 것은 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아무리 하찮게 보이는 일일지라도 그것이 앞으로 가져올 중대사를 미리 예견하고 그것을 알려주는 일이라고 하겠다. 지구 온난화라는 말이 있기 전부터도 앞으로 닥쳐올 재앙을 예견하고 끊임없이 전인류에게 경고해 왔던 것이 한가지 예이다. 앞으로 뉴욕한국일보는 NYT와의 제휴를 통해, 또 한국의 영자신문 The Korea Times 기사도 같이 발행함으로써 언론의 사명과 자라나는 2세 교육에 큰 이정표를 세운 점, 그래서 이 곳에 사는 부모 세대가 져야하는 2세 교육의 짐을 나누어 가진 점을 깊이 고마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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