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등산 낙도(樂道)

2007-09-13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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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주환(뉴저지)

뉴욕 근처에는 등산하기 좋은 산들이 아주 맣다. 또 사계절의 변화가 있어 등산 가는 재미가 좋다.

뉴욕 일원에는 한인 등산객들이 많이 늘어나 등산 단체들도 많이 생겼다. 그 중에는 알파인 클럽으로 Rock Climbing을 비롯하여 험한 산정을 탐험하는 전문 산악단체도 있고, 또한 나처럼 가벼운 주말 등산만 하는 하이킹 클럽도 많다.가까운 곳에 등산을 가서 우리나라 가곡을 함께 부르거나 배우는 이색적인 하이킹 클럽도 한번 가 봤다. 산에 올라 가곡이나 포크송을 부른 것이 대중가요나 팝송을 부르는 것보다 잘 어울리는 것 같았다.


알파인 클럽과 달리 하이킹 클럽은 좀 시간을 짜내 다른 면으로 등산을 즐기는 묘미가 있어 좋다. 공자는 知之者(아는 것은) 不如 好之者(좋아하는 것만 못하고)요 好之者(좋아하는 것)은 不如 樂之者(즐기는 것만 못하다)라고 말했다. 그와 같이 산이 좋아 등산을 하는 것 보다 산을 즐기는 등산이 더 좋은 것이다.

하기야 Alpinist 들에게는 보통사람이 오르기 힘든 산정이나 암벽을 오르는 것 자체가 이 세상에서 가장 큰 즐거움일 것이다. 히말라야 산정에 올라 앞을 바라보며 오장육부를 토해내듯 크게 한 번 포효하는 산 사나이를 보면 어딘지 모르게 듬직한 존경심마저 든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처럼 이 세상에 태어나 무엇인가 큰 것 하나 해낸 사람 같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나같은 Sunday Hiker는 산을 좋아해(好山) 한 두시간이면 오를 수 있는 근처의 야산을 오르지만 그것만으로는 좀 아쉬운 데가 많다. 등산을 좀 더 즐길 수 있는(樂山/요산) 다른 방법을 찾아봤다.

내년부터 봄에는 고사리, 취나물, 부추, 두릅 같은 산나물 많은 데를 찾아 등산을 하고, 여름에는 산림이 우거져 해가 비치지 않아 그늘지고 물이 흐르는 계곡과 중간중간에 여러가지 산딸기가 많은 곳으로 등산을 가고 가을이면 단풍구경 등산을 한 후 그 산 주변에 널려있는 과수원에서 사과, 복숭아, 자두, 한국 배 및 앵두(Cherry/5월)를 직접 따고, 겨울이면 Shelter가 있는 곳으로 등산을 가서 장작불 지피며 식도락을 즐기는 등산을 하고자 한다. 그것이 나같은 Sunday Hiker들이 이곳에서 등산을 마음껏 즐기는 길(樂道) 같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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