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전분 많이 먹는 민족은 효소분비 능력 뛰어나

2007-09-10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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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분 분해 효소를 분비하는 유전적 능력이 뛰어난 민족이 따로 있다는 연구가 나왔다.

미국 산타크루즈 캘리포니아 대학의 너대니얼 도미니 교수 등 연구진은 미국인이나 일본인처럼 탄수화물을 많이 섭취하는 사람들은 빵이나 감자 같은 음식을 분해하는 효소인 아밀라제를 추가로 분비하도록 세포들에 지시하는 유전자 AMY-1을 타민족보다 많이 갖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네이처 지네틱스지 최신호에 발표했다.

AMY-1 유전자는 섭취하는 음식에 따라 유전자 수가 달라지는 게놈 영역에서 발견된다.


연구진은 아밀라제를 더 많이 분비하는 능력은 고대에는 인간이 식품으로부터 열량을 최대한 뽑아 내 기근을 이겨내도록 만든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런 특성은 현대에는 별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만성 고혈압으로 제2형 당뇨병을 일으킬 위험을 높인다고 지적했다.

두 가지 복합 탄수화물이 합쳐진 전분은 옥수수와 감자, 밀, 쌀 등의 씨앗과 열매, 덩이줄기, 뿌리에 많이 함유돼 있는데 사람의 입에 들어오면 아밀라제 효소가 분해해 장에서 더 많은 에너지를 흡수하도록 만든다.

연구진은 미국인과 일본인, 탄수화물 식품을 주로 먹는 탄자니아의 수렵채취민 하즈다족의 DNA와 타액 표본을 탄수화물을 매우 적게 먹는 아프리카의 비아카족과 음부티족, 다토그족 및 시베리아 야쿠트족의 것과 비교해 이런 결과를 얻었다.

연구진은 여벌의 유전자를 갖는다는 것은 특정 단백질을 더 많이 생산하는 능력을 뜻하며 이는 건강과 질병에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CCL3L1라는 유전자를 유별나게 많이 가진 사람들은 HIV에 감염될 위험이 더 높다는 연구가 나와 있다.

연구진은 남다른 특성을 필요로 할 때는 특정 유전자가 여벌로 필요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도미니 교수는 이 연구는 인류학과 분자 유전학의 협력이 이뤄낸 성과라고 말했다.

(뉴욕 블룸버그=연합뉴스) youngn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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