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청소년재단 14돌 잔치를 다녀와서

2007-09-08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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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제인(학부모)

미주한인 청소년재단에서는 청소년 100명을 초청하여 대동연회장에서 만찬회를 베풀어 주었다. Polo Shirt, Polo Jean, Nike 운동화, Prada 안경 등등 명품을 좋아하는 우리 아이들 기대에 맞는 잔치였다. 이들을 대접하기 위해 우리 한인사회 후원자들은 허리를 동여 매었으리라.
평소 부모의 잔소리 대신 얌전하게 놓여진 김밥이, 새우가, 생선회가 우리 아이들에게 “사랑해요”라고 애교를 떠는 듯 싶은 분위기였다.

효녀 심청이가 아버지 심봉사를 위하여 베푼 연회석이 이만 할까 할 정도로 우리 아이들은 만족해 하고 있었다.우리의 미래이기에 불러서 먹이고, 귀중한 기조연설을 제공하여 웅크러졌던 그들의 마음을 풀
어주기 위한 재단 측의 뜻깊은 배려였다고 본다. 이 자리에는 우리 아이들이 쳐다만 봐도 따라가고 싶은 그런 롤 모델들이 나와 연설하고 격려
해 주었다. 장학금 수여와 간간히 펼쳐지는 우리 농악대의 연주는 우리의 뿌리를 알게 해주는 볼거리들이었다.


선두에서 우수한 성적으로 잘 달리는 아이들에게 더 잘 하라는 의미로 수여한 장학금과 뜨거운 박수 속에 그들은 파묻혀 있었다.
이렇게 좋은 자리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자꾸 자꾸 목이 메어온 것은 우리 뒤에 처진 아이들 때문이었나 보다. 언젠가 이런 좋은 자리에 다른 많은 한인학생들에게도 똑같은 잔치를 베풀어 주고 싶다.

어쩌다 졸업도 못해서 GED로 졸업하는 아이들, 낙제해서 몇 년을 더 다녀야 하는 아이들, 거리를 배회하며 노래방을 기웃거리는 우리의 마음 여린 아이들. 마음이 모질지 못해서, 친구의 부탁을 뿌리치지 못해서.. 등등의 이유로 제 학년에 못 올라가거나 문제가 있는 아이들을 위하여
KAYF에서는 빅 브라더, 빅 시스터 100명을 인터넷에 등록시켜 놓고 우리 아이들이 들어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단다.또 나처럼 영어가 서툴고 공부 안하는 자녀를 둔 엄마들을 위해 학부모 코너도 마련한다는 본 재단의 알림은 정말 희소식이었다.

앞으로 한인사회에서 청소년들을 위한 이런 자리가 더 많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 이 행사를 마련한 미주한인 청소년재단에 깊은 감사를 드리며 발걸음 가볍게 그 자리를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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