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기자의 눈/ 겉보다는 내실을

2007-09-05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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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혜(취재2부 문화,경제특집부장)

이미 한국인들의 명품 선호는 전 세계적으로 잘 알려져 있다. 파리의 명품가인 샹젤리제 거리의 명품점마다 한국인과 일본인 고객 유치를 위한 판매 전략을 세울 정도로 한국인들의 명품 선호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미국에 오래 사는 한인들보다 뉴욕에 여행 온 한국인들이 명품 브랜드를 더 잘 안다.

의류뿐 아니라 신발에서 가방에 이르기까지 그 많은 브랜드들을 어찌나 빠삭하게 아는 지 혀를 내두를 정도이다.한국 드라마들을 보면 컨버터블 외제차들과 백화점 명품 코너가 자주 등장한다. 한국을 자주 드나드는 지인에 따르면 중소기업 사장조차 미국에서도 비싸게 팔리는 고급 차를 타고 다닌단다. 상류층은 외제차 아니면 행세하기 힘들고 돈 있는 자제 집 젊은이들이 외제 스포츠카를 타고 다니는 것은 보기 드문 일이 아니란다. 이제는 미국에서 옷을 사서 한국으로 보내려면 원산지가 어디 인지 확인하고 보낼 일이다.


원산지가 이탈리아나 미국이 아닌 동남아 원산지면 입고 다니지 않는단다.
사실 유명 브랜드 의류라도 미국에서 만들어진 의류는 거의 없고 미국 의류회사들이 중국 등 동남아에 하청을 주거나 현지공장에서 만들어진 의류를 판매, 미국 백화점에서 조차 ‘메이드 인 USA’ 제품을 구하기 힘들지만 받는 쪽에서는 상표에 있는 원산지를 확인하고 평가한다.사기피해가 발생하면서까지 아직도 인터넷상 중고 명품매매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으니 피해는 계속될 것이다.

수백 명의 직원을 거느리고 10개 넘는 자동차 딜러를 소유한 회사 대표이면서 오래된 바지에 낡은 신발을 신고 다니고 중고차만 모는 한 유대인의 근검절약이 떠올려진다.한인 교회나 한인 수퍼마켓 등 한인들이 많이 모이는 곳의 주차장에 가면 고급차들이 즐비하다. 렉서스나 BMW 정도는 몰고 다녀야 체면치례가 된다고 생각하는 한인들이 얼마나 많은 가.

개인의 취향 문제이기에 명품 옷, 명품 화장품, 명품 가방, 고급 차를 좋아한다고 비난할 일은 아니다. 그러나 큰 회사 대표면 번쩍 거리는 사무실에 기사가 달린 고급차를 타고 다녀야 한다고 여기는 한국인들을 보고 근검절약이 몸에 밴 유대인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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