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교통질서와 한인들

2007-09-01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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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병국(광고기획사 대표)

얼마 전, 네일업소 직원 통근차량에 대한 플러싱 일대 집중단속에 관한 기사가 보도되었다. 사실 이 내용에 대한 기사는 새삼스러울 것 없는, 예견되었던 내용으로 오히려 시기적으로 좀 늦은 감이 없지 않은 보도이다.
‘플러싱 일대 집중단속’이라 하였지만 사실상 이 지역은 플러싱 한인상가 밀집지역인 노던 블러바드와 유니온 스트릿 상가지역과 루즈벨트 애비뉴가 교차하는 지역으로 아침 출근시간이면 7번 전철을 이용하기 위한 수 만명의 출근자들이 대거 집중되며 혼잡을 이루는 지역이기도 하다.

필자는 몇년 전부터 이 지역에서 교통질서를 혼잡하게 하는 우리 한인들의 각종 차량들을 수없이 많이 목격한 바 있었다. 비단 금번 문제가 된 네일업소 차량들만이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이 지역에 출근시간이면 집중되는 차량은 뉴욕시 교외에 각종 업소를 둔 각종 차량들로서 출근자들을 대기하면서 교통질서를 어기고 있는 것이다.도대체 난해한 것은 혼잡한 도로에 이중주차를 한다던가, 심지어는 타인의 차량을 막아 서기도
하며 더욱 심한 경우는 건널목 선상에 주차를 한다던가 신호등 바로 정면에 주차를 해놓고 출근자를 기다리는 경우도 목격한 바 있다.


실 예로, 어느 날 필자가 유니온과 루즈벨트 교차지역에서 신호가 막혀 신호 대기를 하고 있었는데 진행 신호가 나와도 바로 신호등 밑 인도에서 움직이지 않는 차량이 있어 경적을 울려도 요지부동인 지라 고장 차량으로 생각하고 그 차를 비켜 나가며 보니 나이가 약 오십 정도의 한인이 버젓이 한글판 주간지를 펼쳐들고 아랑곳하지 않으며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었다. 더우기 필자와 눈이 마주친 그 사람은 슬그머니 유리창을 올리면서 필자를 외면하는 것이 아닌가.

바로 그 양심 때문에 우리 한인 모두의 공중도덕과 양심들이 매도되고 있음을 그 사람은 생각 조차 해 본 일이 없을 것이다. 어차피 네일업소 차량으로 국한된 보도였지만 단속반의 눈에는 출근용만이 문제가 아니라 상기와 같이 교통질서를 어지럽히는 각종 차량 단속의 일환으로 보아 타당하다. 출근시간에 맞추어 왜 하필이면 꼭 유니온상가와 루즈벨트 일대 심각한 교통난을 겪고있는 지역에서 출근자들과 조우를 해야 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약간 힘이 좀 소모되더라도 만나는 장소를 플러싱에서 가까운 거리에 위치한 샌포드 애비뉴 또는 바운 스트릿이나 41애비뉴 등지로 정한다면 별로 문제가 될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조금씩만 개선하고 노력한다면 얼마든지 피해갈 수 있는 일들을 우둔한 행위로 법에 저촉되어야 하고 나아가서 미국인들이 한인을 보는 과정에서 교통질서 또는 각종 공중도덕 하나 제대로 지키지 못하는 비문화인들로 보여야 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단속반이 사람들이 볼 때 얼마나 얄미웁게 보였을까? 이러한 틈새를 이용하여 염치없는 불법 영업용 차량들이 등장하는 입장에서 단속반들은 간단한 티켓보다는 불법영업용 차량을 빌미로 차량을 압류한다던가 좀더 과중한 티켓으로 다스려 정신을 좀 차리게 했으면 좋겠다.

늦은 감은 있지만 뉴욕네일협회가 네일업소들의 직원 출퇴근용 차량들이 제대로 된 보험을 갖추지 않고 있어 이를 방지하고자 뉴욕한인네일협회와 공동으로 밴풀 보험상품을 마련하였다고 한다. 또한 단속에 적발되는 일이 없도록 규정을 잘 지키라는 통보를 하고 있다고도 한다. 필자의 견해로는 당연히 갖출 것을 갖추는 것은 기정사실이지만 어느 기간, 출퇴근 기간에 현장에 나가 교통법규를 어기고 의식적으로 질서를 어지럽히는 회원들에게 정신적인 교육과 홍보를 통해 현장 지도라든가 또는 한가한 장소로 만남의 장소를 안내해 주는 실질적인 단속을 통해 우리가 저지르고 우리가 당하는 우매함에서 탈피하는 것이 더욱 최선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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