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중세 유럽에도 동성 결혼 있었다

2007-08-28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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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년 전 중세 유럽에도 남성들로만 이루어진 부부들이 있었다는 연구가 나왔다고 라이브사이언스 닷컴이 보도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쉬펀버그대학의 역사학자 앨런 털친 교수는 법적 문서둘과 무덤 등 역사적 증거를 분석한 결과 수백년 전에도 동성애 관계가 흔했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었으며 이런 추측이 정확하다면 이는 예전에도 동성간의 결혼이 금기시되지 않고 사회적으로 용인됐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저널 오브 모던 히스토리 최신호에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현대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서구의 가족 구조는 훨씬 다양했으며 서구의 법제도는 다양한 가족 구조에 관한 조항들을 담고 있었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중세말 프랑스에서 발견된 법적 계약 문서는 `형제결연’으로 풀이될 수 있는 `affrerement’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으며 지중해 연안 다른 지역에서도 비슷한 계약들이 존재했다고 털친은 지적했다.

이들 문서에서 `형제’는 하나의 빵과 하나의 포도주, 하나의 지갑을 공유하기로 맹세하고 있는데 하나의 지갑이란 이렇게 맺어진 커플의 모든 재산이 공동 소유임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또 결혼 계약처럼 `형제결연’도 공증인과 증인 입회 하에 서약식을 가진 것으로 밝혀졌다.

털친은 이런 종류의 법적 계약은 두 명 이상의 친형제들이 부모로부터 집을 물려받아 계속 함께 살기로 하는 계약 등 다양한 비핵가족의 기초를 제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혈연관계가 아닌 사람들도 계약을 맺는 것으로 밝혀졌는데 혈연관계가 없는 독신 남성들의 경우 이런 계약은 동성애 관계를 공식화하는데 형제결연 계약을 사용했다는 증거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중세의 인적관계의 상세한 내용은 매우 짐작하기가 어렵다면서 이런 관계들 가운데 어떤 것은 성적인 것이었고 어떤 것은 그렇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이를 입증하기는 불가능하며 당시 사람들의 사고방식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것이 아닐 지도 모른다면서 그들은 서로를 사랑했고 사회가 이를 허용한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youngn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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