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조지아의 규칙’(Georgia Rule) ★★★(5개 만점)

2007-05-11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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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아의 규칙’(Georgia Rule) ★★★(5개 만점)

제각각 3대인 릴리(왼쪽부터)와 조지아와 레이철.

모진 할머니와 무대뽀 손녀

여성 3대가 엮는 ‘속앓이’코미디극
구제-용서 통한 애틋한 모성애 그려

각기 세대가 다른 세 명의 유명 스타가 나오는 구제와 용서 그리고 모성의 강인성을 그린 코미디 드라마다. 그러나 제인 폰다(인터뷰 위크엔드 9면)와 펠리시티 허프만 그리고 말썽꾸러기 린지 로핸이 나오는 영화치곤 평범한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여성용 영화로 감독은 여자를 주인공으로 한 영화들인 ‘프리티 우먼’과 ‘달아난 신부’ 및 ‘공주일기’ 등을 만든 게리 마샬. 마샬은 늘 70점 정도의 영화를 만드는 감독으로 이 영화도 점수를 후하게 줘서 그 정도.
세 명의 여자가 주인공이어서 당연히 말이 많고 시끄러운데 그런대로 매우 심각한 부제를 솔직하게 다룬 것과 세 명의 여배우들의 좋은 연기 등이 있어 볼만은 하다. 남자들은 물론 여주인공들의 부속물.
이 영화는 실제 생활이 문란해 태블로이드에 툭하면 오르는 로핸의 영화다. 파티 걸 로핸은 술과 약물을 좋아해 치료소를 들락날락하는데 이 영화를 찍을 때 번번이 지각, 제작사인 모간 크리크의 사장으로부터 공개적으로 호된 비난을 받은 바 있다. 그러나 로핸이 버르장머리 없는 스무살짜리 배우일지는 몰라도 연기는 참 잘한다. 영화에서 마치 젊은 여인들을 위한 패션쇼를 하듯 10여차례 옷을 갈아입으며 당찬 연기를 보여준다. 오스카상을 두 번이나 탄 폰다와 골든 글로브상을 탄 허프만의 연기를 압도한다.
고교를 막 졸업한 레이철(로핸)은 술 마시고 욕하고 소리 지르고 자기하고 싶은 대로 말과 행동을 마구 하면서 사는 틴에이저. 샌프란시스코에서 어머니 릴리(허프만)와 새 아버지 아놀드(케리 엘웨스-살이 쪘다)와 함께 사는데 또 차 사고를 냈다. 릴리는 더 이상 견디기 힘들어 딸을 오래 전에 떠난 뒤 찾아보지 않은 아이다호의 작은 마을의 고향집에 혼자 사는 어머니 조지아(폰다)에게 맡기기 위해 북상한다.
릴리가 고향을 방문하지 않은 까닭은 엄격하기 짝이 없는 조지아가 지겨웠기 때문이다. 조지아는 엄격한 규칙 준수를 요구하는 여자로 하나님을 공경할 것과 식사시간을 정확히 지키며 또 근면 등을 철칙으로 삼고 사는 여자다. 성질이 보통이 아니어서 화나면 F자 욕을 거침없이 해댄다.
이런 할머니와 풍기문란하고 못되먹기 짝이 없는 손녀가 만났으니 이 집안에 태풍이 몰아닥칠 것은 뻔한 일. 조모와 손녀가 서로 힘겨루기를 하는데 조지아는 속으로는 하나밖에 없는 손녀 레이철을 끔찍이 사랑하지만 레이철이 상소리를 해대면 입에 비누를 물린다.
레이철은 뜨겁고 긴 여름에 속살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옷을 입고 이 작은 몰몬교도들의 마을을 헤집고 다니면서 들쑤셔 놓는다. 우선 먼저 신체건강하고 신심 강한 젊은이 할란(개릿 헤들런드)을 애인이 있는데도 육탄공격으로 녹여버리고 다음에는 옛날 릴리의 애인으로 홀아비가 된 사이몬(더모트 멀로니)에게도 덤벼든다.
그러나 할머니와 함께 있는 시간이 점점 길어지면서 레이철의 내면에서는 서서히 변화의 조짐이 인다. 책임감과 함께 견고한 할머니 밑에서 레이철은 차츰 사랑과 용서와 연민과 화해의 뜻을 깨달으면서 그동안 철저하게 반항하던 어머니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또 받아들이게 된다. 그리고 레이철의 이같은 깨달음을 통해 릴리와 조지아 간의 고였던 앙금도 씻겨 지면서 3대가 견실한 가족연계를 맺게 된다. 레이철이 분노하고 반항적인 된 데는 과거의 어두운 비밀이 원인으로 작용하는데 영화는 이 부제를 보는 사람이 혼란해지도록 지나치게 배배 꽈대고 있다. R. Universal. 전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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