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마존 MGM 영화 ‘더 쉽 디텍티브즈’
▶ 레오니 스완 소설 ‘누가 조지를 죽였는가’

영화 ‘더 쉽 디텍티브즈’에서 양치기 조디 하디역을 맡은 휴 잭맨이 윈터 램(토미 버챌 목소리 연기)에게 우유를 먹여주고 있다. [아마존MGM 제공]
울버린으로 수십 년간 관객과 만나온 휴 잭맨이 이번에는 전혀 다른 얼굴로 돌아왔다. 아마존 MGM 스튜디오가 제작한 영화 ‘더 쉽 디텍티브즈(The Sheep Detectives)’에서 그는 양치기 조지 하디 역을 맡아, 인간보다 양을 더 깊이 이해하는 고립된 인물을 연기한다. 레오니 스완의 소설 ‘누가 조지를 죽였는가’(Three Bags Full)를 원작으로 한 이 작품은, ‘양들이 탐정이 된다’는 독특한 설정을 전면에 내세운다.
이야기는 조지의 죽음에서 시작된다. 매일 밤 양들에게 탐정 소설을 읽어주던 그는 어느 날 의문의 죽음을 맞이하고, 경찰은 이를 단순 사고로 처리하려 한다. 그러나 ‘이야기’를 통해 사고하는 법을 배운 양들은 이를 납득하지 못한다. 결국 그들은 스스로 사건을 추적하며 인간 수사망 바깥에서 진실에 접근해 나간다.
이 영화의 흥미는 단순한 설정에 그치지 않는다. 각기 다른 성격과 능력을 지닌 양들이 하나의 ‘수사팀’으로 기능하면서, 집단 캐릭터의 역동성이 살아난다. 줄리아 루이스-드레퓌스가 연기한 릴리는 이성적 판단을 담당하는 중심축이고, 크리스 오도드의 모플은 기억을 통해 단서를 복원하는 역할을 맡는다. 브라이언 크랜스턴이 목소리를 더한 세바스찬은 이야기의 균형을 잡는 존재다. 이처럼 성우진은 단순한 음성 연기를 넘어 캐릭터의 설득력을 구축한다.
연출은 ‘미니언즈’ 시리즈의 카일 발다가 맡아, 다수 캐릭터를 효율적으로 운용하는 장점을 그대로 가져왔다. 여기에 ‘체르노빌’, ‘라스트 오브 어스’를 집필한 크레이그 메이진이 각본을 담당하면서, 코미디와 미스터리의 균형이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된다. 배우들은 실제 양이 아닌 카드보드와 마커를 상대로 연기해야 했고, 퍼펫 기술이 결합된 현장 연출이 CG 캐릭터의 감정 표현을 보완했다.
결국 이 영화는 ‘동물이 사건을 해결한다’는 기발한 아이디어를 넘어, 타자의 시선으로 인간 세계를 비추는 이야기다. 양들은 조지의 죽음을 통해 인간 사회의 논리와 감정을 낯선 방식으로 해석하며, 그 과정에서 관객 역시 익숙한 세계를 다르게 바라보게 된다.
휴 잭맨이 언급했듯 이 작품은 ‘베이브’의 따뜻함과 ‘나이브스 아웃’의 장르적 재미 사이 어딘가에 위치한다. 다만 영화의 진짜 성취는 장르적 결합보다는, ‘이해한다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소박한 질문에 있다. 사건 해결 이후 남는 것은 범인의 정체보다, 서로를 바라보는 시선의 변화다. 오는 8일 미 전역 극장에서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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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은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