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장르를 잘 조율한 상큼하고 따스한 인물 탐구 영화
2026-05-22 (금) 12:00:00
박흥진 편집위원
▶ 박흥진의 영화이야기 - 새 영화 ‘조율사’(Tuner) ★★★★ (5개 만점)
▶ 위트와 유머가 있는 로맨틱 코미디에 폭력이 있는 범죄 스릴러를 잘 조율
▶ 88세 더스틴 호프만의 연기력 볼만
위트와 유머가 있는 로맨틱 코미디이자 폭력이 있는 범죄 스릴러로 다양한 장르를 제목처럼 잘 조율한 상큼하고 따스하며 속도감 있는 재미있고 솜씨 좋게 잘 만든 영화다. 성격과 인물 탐구 영화이기도한데 특히 볼만한 것은 영화 전반부에 나오는 88세난 더스틴 호프만의 연기와 수다다. 말끝마다 위트와 예지를 갖춘 대사를 내뱉으면서 까탈스런 영감의 연기를 천연덕스럽게 해낸다.
청년 니키(레오 우달)와 그의 스승이자 아버지 같은 해리(호프만)는 뉴욕의 피아노 조율사. 해리는 청각이 무뎌져 니키가 피아노 조율을 하는데 때론 피아노주인으로부터 고장 난 변기도 고쳐달라는 수모를 받는다. 니키는 유능한 피아니스트였으나 유난히 청각이 예민해진 장애인이 되는 바람에 소리가 조금만 커도 귀에 통증을 느껴 귀마개를 하고 다닌다. 그러나 이 같은 증세는 피아노 조율하기에는 최적. 청각이 어찌나 예민한지 금고를 여는 번호를 몰라도 청각만을 이용해 금고를 연다.
어느 날 밤 니키와 해리가 큰 맨션의 피아노를 조율하고 있는데 2층에서 소음이 나 니키가 올라가보니 외국어 액센트를 구사하는 3인조가 기구를 사용해 금고를 열려고 끙끙대고 있다. 니키를 본 3인조의 두목 유리(리오르 라즈)가 이 맨션의 시큐리티 회사에서 보내 왔다고 해명을 한다. 그리고 순진하기 짝이 없는 니키는 이들의 수고를 덜어주기 위해 자기 청력을 이용해 금고를 열어준다(이 부분은 다소 믿기가 힘든 얘기다.) 금고를 턴 유리는 니키에게 수고비와 자기 명함을 주면서 큰 돈 벌려면 전화하라고 말한다.
니키가 콘서트홀의 피아노 조율을 하러 갔다가 피아노를 치고 있는 작곡가 지망생 루디(하바나 로즈 리우)와 피아노 음표에 관해 얘기를 나누면서 두 사람 간에 감정이 싹이 트길 시작한다. 한편 해리가 병에 걸려 병원에 입원을 하면서 의료비가 엄청나게 쌓이자 니키는 유리에게 전화를 걸어 금고털이 작업에 동참한다. 그리고 이 털이에서 얻은 오래된 롤렉스를 자기 애인이 된 루디에게 선사하는데 후에 이 시계가 화근이 돼 니키는 한국계 갱이 행사하는 유혈폭력에 휘말려든다. 이 시계를 둘러싼 우연은 지나치게 과장됐다.
니키와 루디의 로맨스가 뜨거워지면 뜨거워질수록 범죄도 커지면서 영화는 전반부가 로맨틱 코미디로 이어지다가 해리가 사라진 후반부에 들어서는 범죄 스릴러 형태를 갖춘다.
연기들이 모두 좋다. 우달이 과묵하게 무게 있는 연기를 하는데 그와 호프만의 콤비가 일품이다. 그리고 우달과 로즈 리우의 콤비도 보기 좋다. 이와 함께 라즈도 흔히 있는 갱스터의 1차원적인 연기가 아니라 입체감 있는 연기를 한다. 프랑스 배우 장 르노가 단역인 유명 작곡가로 나오고 베테란 배우 토바 펠드슈가 해리의 아내 말라로 호연 한다. 영화 음악과 음향 효과도 빼어나게 잘 조율됐다. 대니얼 로어 감독(공동 각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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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흥진 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