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일구이언하는 자들의 대화

2007-02-23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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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병국(광고기획사 대표)

지난 2월 13일 제 5차 6자회담이 핵 폐기를 위한 조치를 취하기로 합의했다. 합의된 내용을 살펴보면 5개국이 균등 부담하는 중유 100만톤에 상당하는 에너지 또는 현물을 북한에 제공하고 북측은 영변 원자로를 비롯한 핵시설의 폐쇄와 모든 핵 프로그램의 신고 및 재가동이 불가능한 불능화하는 핵 포기 조치를 취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여기에서 우리는 그간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6자회담이라고 하는 회담 자체가 과연 누구를 위한, 어떤 형태의 회담인지에 대해서 모르는 바는 아니었지만 이렇게 철저히 북한을 돕기 위한 물질 제공의 북한 구제 성격의 회담으로 귀결되었음을 알 수가 있게 되었다.이 세상에는 한 입으로 두 말을 밥먹듯 하는 자들이 상당히 많이 있다. 이들의 대부분은 남을
기만하거나 배신을 자유자재로 할 수 있는 표리부동한 자들이 대부분이다.
사실 우리는 오늘 6자회담의 합의 내용을 보면서 북한의 실체를 보는 듯 싶어 왠지 같은 민족의 입장에서 서글프기도 하고 분노가 치밀기도 한다.
그들은 과거 1994년 제네바 합의에서 핵사찰 및 핵개발 동결 사항에 합의하고 2002년 고농축 우라늄 핵 프로그램 개발로 인하여 합의를 파기시키고 그 후 계속되는 6자회담을 통하여 자신들의 이익 추구만을 위하여 합의하고 결렬시키고 하는 일구 이언의 작태를 지금까지 계속해 왔던 사실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북한방문시 김정일과 약속하였던 답방 차원의 남한 방문은 북한 최고지도자가 일구이언한 대표적인 사례로서 그의 하수인들이야 오죽하겠는가 라는 생각이 든다.하나를 보면 둘을 알 수가 있듯이 그들의 모든 정책이나 국가운영 방식은 테러나 일삼고 마약 밀매와 위폐를 만들어 국제 경제를 혼동시키고 없는 자들이 수단 방법 가리지 않고 손 벌려 얻어낸 수익으로 핵을 만들어 국제 평화를 위협하는 만행을 저지르고저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이다.

어찌됐건 금번 6자회담을 통하여 핵 폐기 조치가 이루어지게 되었다니 다행스럽기도 하다. 그러나 한편으론 과연 북한은 금번 합의 내용대로 일구이언 없이 제대로 이행할 것인지 솔직히 짚어보아야 한다.2.13 합의사항이 원만히 이행되는 데는 첩첩산중과 같은 난제들이 하나 둘이 아니다. 모두가 주는 조건만이 앞서있는 입장에서 과연 그들이 받아 먹고 오리발 내미는 식의 돌출행동으로 언제 또 합의내용을 백지화 시키고 일구이언할 지는 아무도 모른다.

벌써부터 합의내용 사항도 아닌 한미 군사행동 중지 사항을 합의문에 삽입시키자는 엉뚱한 조건이나 내세우고 중요사항인 핵무기 처리 사항이 합의문에 빠져 있으며, 핵 폐기에 관한 세부사항은 아직 논의가 되지도 않은 상태이고, 조선 중앙통신은 핵시설 임시 가동 중단의 댓가로 중유 100만톤을 받게 되었다는 불확실한 보도를 함으로써 향후 논란의 대상으로 불씨를 남겨놓고 있다.

솔직히 한국의 입장에서는 5개국이 균등 부담하는 중유 20만톤 상당(약 600억원) 외에 200만 킬로와트의 전력을 요구하고 있는 바, 사실상 이 사항은 한국측 단독 부담 가능성이 큰 것으로서 이들이 한국측에 항상 요구하고 있는 쌀과 비료, 기타 등등... 모든 물량을 감안해 볼 때 국가 차원에서 엄청나게 큰 부담을 갖게되는 것이다.

현재 일본과 러시아의 입장으로 볼 때 균등 분담에 대해서 국가간의 개별적인 문제로 확실치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균등부담에 확실한 보장이 될 수 있는 장치가 마련되어야 한다. 그러므로 속결 처리하지 말고 북한이 지켜야 할 모든 합의내용 진전 상태를 보아가면서 하나씩 단계적으로 보상해 나가는 현명한 판단을 하여야 할 것이다. 또한 현 입장에서 볼 때 그들의 핵 포기 결단으로 보기에는 시기상조인 듯하여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이와같이 6자회담 주요 합의 내용을 열거할 수는 없지만 내용의 여러가지 사항을 고려해 볼 때 그들의 일구이언의 가능성은 충분히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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