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사설/‘요코 이야기’ 남의 일 아니다

2007-01-30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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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중학교에서 영어 교재로 사용하고 있는 좥요코 이야기좦가 한국인을 야만적으로 묘사하고 있는데 대해 한인학부모들이 크게 반발하고 나섬으로써 미국판 한국 역사 교과서 왜곡사건으로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요코 이야기는 일본인 작가가 쓴 소설로 그 내용에는 2차대전 패
전 후 한국에서 철수하는 일본인들에게 행패를 부리는 한국인의 야만성이 묘사되어 있다. 이 사실을 발견한 한인학부모들은 요코 이야기를 중학교 교재에서 퇴출시키려는 운동을 가속화하고 있다.

지난 해 보스턴과 웨스트체스터의 한인학부모에 의해 문제가 제기된 요코 이야기에 대한 반대운동은 올들어 점차 확산되고 있는 상태이다. 미국과 세계에 이순신장군 등 한국의 위인을 소개하고 있는 뉴욕의 금강경독송회는 최근 요코 이야기의 퇴출운동을 적극적으로 벌이기로 했다
고 한다. 또 퀸즈 리틀넥에 있는 JHS 67 중학교 한인학부모들도 모임을 갖고 이 학교의 교재에서 퇴출시키는 운동을 벌이기로 했고 뉴욕한인학부모협회도 이 운동을 적극 지원키로 했다는 것이다.

요코 이야기가 작품으로서 좋은 점이 있기 때문에 교재로 채택되어 사용되고 있다고 하더라도 교재로서 쓰기에는 부적합한 흠도 또한 없지 않다. 소설의 내용에 나오는 한국인의 행패 내용이 일부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일제 36년의 식민지 탄압에 대한 설명이 없는 일방적이고 부분적인 이야기 전개는 한국인에 대한 부정적 편견을 심어줄 수 있는 위험이 있다고 보지 않을 수 없다. 더우기 이 이야기는 소설이지만 작가는 미국내 각 중학교를 순회하면서 갖는 ‘저자와의 만남’에서 자신의 생생한 체험이라고 소개하고 있다고 하니 더욱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특히 미국인들은 동양 역사와 문화에 대한 이해가 매우 부족한 형편이며 중학교 시절은 지식과 감수성의 기초가 형성되는 시기이다. 이런 학생들에게 한국인에 대한 부정적 편견을 심어줄 수 있는 책은 교재로서 매우 부적절하다고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책이 일반 시중에서 판매되거나 도서관에 비치된 것도 아니고 중학교 학생들이 교재로 공부하여 시험을 치른다고 하니 한인으로서는 그냥 넘어갈 수 없는 일일 것이다.

한인들은 미국의 출판물과 지도에서 동해 찾기 운동을 벌여 큰 성과를 거둔 적이 있다. 이번 요코 이야기 퇴출운동도 범교포적으로 벌인다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인학부모 뿐만 아니라 한인 교육계 종사자와 권익옹호단체들이 힘을 합쳐 요코 이야기에 대한 문제점을 검토하고 조직적으로 대응해야 마땅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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