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기자의 눈/ ‘대한민국~’의 딜레마

2007-01-30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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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재호(취재1부 기자)

최근 한국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서 ‘미녀들의 수다 - 손요 악플’이라는 내용이 한동안 검색어 상위를 차지했다.그 이유인 즉. 지난 15일 한국 KBS ‘미녀들의 수다’라는 토크쇼에 출현하는 중국인 유학생 손요가 MC 남희석의 “고구려는 어느 나라 역사입니까?”라는 갑작스런 질문에 대답을 얼버무렸다는 이유였다.이 후 네티즌들은 고구려는 한국 땅인데 한국에서 한국말을 배우는 중국인 유학생이 이에 대해 명확한 답을 하지 않았다며 손요를 중국으로 돌려보내야 한다는 내용부터 한국에서 추방시켜야 한다는 등을 비롯 입에 담기도 힘든 악플들이 한동안 인터넷에 난무했다.

그러나 손요는 그 질문이 있기 전 “자신은 한국을 사랑해서 왔는데, 아는 사람들이 야! 고구려가 왜 니네꺼야? 고구려는 우리 꺼야!”라고 할 때 뭐라고 답하기 힘들다는 말을 이미 했었다.물론 시청자들은 한국 사람으로서 중국의 고구려 역사왜곡이 갈수록 노골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이 시점에서 한국에 거주하는 중국인으로부터 고구려 역사는 한국역사라는 이야기를 듣고 싶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한국에 거주하는 중국인으로서 전 세계로 방송되는 프로그램에서 중국 역사라 할 수도, 한국 역사라 할 수도 쉽지 않았을 것이라는 것은 쉽게 짐작해 볼 수 있다.미국에 살고 있는 우리 한인들 또한 미국과 남한 또는 미국과 북한과의 문제가 터질 때마다 주위 사람들로부터 이런 질문을 자주 듣는다.

만약 우리가 시민권 인터뷰에서 “미국과 한국이 전쟁을 한다면 너는 미국 편에 서겠냐? 한국 편에 서겠냐?”는 질문을 받았다면 우리는 이에 대한 명확한 답을 할 수 있을까? 국경 없는 세계인 21세기를 살고 있는 우리 한국인들이 세계 속에 주류 사회에 자리 잡기 위해서는 조금 더 세상을 넓게 보는 포용력 있는 글로벌 마인드가 필요한 시기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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