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언론사에 돌팔매질을 즉각 멈추어야 한다

2007-01-26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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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자(의사)

지난 1월17일, 한인회는 코리언퍼레이드 주관사인 한국일보와 갈등을 겪게 된 배경에 관한 기사가 실린 한인회보를 배포했다.
신문의 지면은 미주한인 주류언론사에 치명적인 상처로 흠집을 내는 원색적인 비난으로 도배를 하고 있다.새해의 아침에 검은 먹물을 뿌리는 슬픈 풍경이다.한인 동포사회를 단합시키고 구심점이 되어야 하는 한인회라니 충격적이다.이들은 언론을 탄압하는 폭력집단인가?

견문발검(見蚊拔劍)이라는 고사성어는 ‘모기를 보고 칼 빼기’, 즉 보잘 것 없는 작은 일에 화를 내고 엄청나게 큰 대책을 세우고 무모한 행동을 빗대서 하는 말이다. 다시 해야 할 일들이 산더미같이 쌓여 있는데 도발적이고 비생산적인 일로 에너지를 왜 소모해야 하는가? 한편으로 뉴욕 한인 단체장은 내년 가을 뉴욕에서 펼쳐질 ‘뉴욕 한인문화엑스포’(가칭) 지원 예산 53만달러(한화 5억원)을 한국 문화관광부로부터 받아내는 데 성공했다고 보도하고 있다.


한인회측은 거액의 예산을 지원받게 되었다면서 자기도취(Euphoria) 기분으로 들떠 있다.그러나 이 지원금은 잔칫상을 벌리는 차원에서 머물러서는 안된다.한 단체나 개인의 노고가 아닌 범 동포적 몫인 지원금이다.
한인사회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커뮤니티 발전을 위해 써야 하는 지원금이다. 한국정부기관은 재미동포 사회와 정치, 경제, 문화 등 상호 관계를 유지해야 하는 글로벌 시대에 상부상조의 시대로 돌입했다는 것을 늦었지만 이제서야 인식한 것 같다.

지금 한국의 눈부신 경제 성장의 원동력이었던 주역은 누구인가.
한국 정부는 1960년에서 1970년도 해외로 원정을 떠나 독일로 파견된 간호사와 광부들이 석탄 가루를 뒤집어 쓰고 벌은 돈으로 외화 보유고를 늘리고, 월남 전쟁터로 파견된 군인들을 인력의 담보로 빌린 차관은 한국 경제 개발의 초석이 되었다. 경제 성장의 주역들은 어찌 이들 뿐인가? 낯선 이국 땅의 해외거주 한인들도 정착민들이 원하지 않는 힘겨운 일을 하면서 고국의 가족 생활비, 병원비, 교육비 등을 송금하여 고국의 어려운 경제에 큰 도움을 주지 않었던가?

미국이라는 거대한 대륙 속의 아시아계 소수민족 속에서도 한인사회는 가장 작은 외롭게 떠 있는 한 조각 섬이다.이런 너무나 작은 섬을 분열시키고 작은 파편조각으로 붕괴시키려는 것인가? 모국어로 활자화 된 한글신문은 여러 민족의 다국어의 장벽과 충돌의 현장인 전쟁터에서 살아 남아야 하는 힘겨운 싸움이다.풀 한 포기없는 불모 지대같은 이국 땅에 모국어를 이식시키는 일은 자갈밭에 돌을 골라내고 호미로 밭을 매고 씨를 뿌리는 농사처럼 힘들다.

한인회가 구심점이 없이 표류하던 때에 한국일보가 코리언퍼레이드를 치러 온 공로와 노고를 인정해야 한다. 모든 일에는 오랜 시간을 투자해서 얻은 경륜이 필요하다. 그 다음 누가 이 행사를 거머쥐느냐 하는 집착에서 벗어나야 한다. 맡은 일을 분담해서 화합을 이끌어내는 팀 워크(Team Work)의 개념을 살려야 한다. 한인회는 권위를 상징하는 기관이 아니다. 한인회는 몸을 낮추어 서로 함께 일하는 공동체 의식을 가져야 한다.
한인회는 이국 땅에 한인 이민자들의 삶을 고갈시키고 정신문화의 황무지로 만들고 싶은 것인가? 언론사에 돌팔매질을 즉각 멈추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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