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기자의 눈/ 2007 한인경제 ‘파이팅’

2007-01-25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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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노 열(취재 2부 차장)

새해를 맞는 한인 경제인들의 표정은 그리 밝지 못하다.
길고 긴 불황의 터널에 지친 모습을 보여주듯, 업체를 운영하는 한인 업주들의 얼굴에는 여전히 어두운 그림자가 걷히지 않고 있다. 새해들어 본보 경제면에 ‘경제단체 새해 포부를 듣는다’는 제목의 기획 시리즈를 연재하면서 경제 단체장들이나 업주들에게 전해 듣는 업계 현실은 이런 상황의 단면들이 그대로 묻어나고 있다.

“방심하고 노력하지 않으면 언제든지 추락할 수 있다”는 어느 경제 단체장의 말은 한인업계가 당면한 문제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정해년 새해를 맞이한 지금, 한인 업주들을 짓누르는 우려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어느새 한인 업계에 익숙해 버린 ‘과당경쟁’이나 ‘제살깎기’란 단어는 새로운 사업 아이템 발굴을 위한 노력 부재와 주류사회 진출을 위한 아이디어의 미약 등 한인경제가 안고 있는 고질병이 업계의 뿌리로 옮아 붙은 것이다. 갈수록 가속화되고 있는 타민족 상인들의 한인 주력업종 침투도 이 같은 한인 업계의 구조적인 문제가 현실화된 것이다.


새해를 맞이하면서 한인 업주들이 미래를 향한 장밋빛 전망보다는 현재의 불안함과 긴장을 전달하게 된 것은 너무나 자연스런 현상이지 않을까.
그렇다고 이내 포기하고 가만히 앉아 있을 수 없는 게 한인 업주들의 현실이다. 업계는 지난 수년 동안 별 노력 없이 ‘이제나 저제나’ 얼어붙은 경기가 풀리기만을 기다려 왔다.

이제는 더 이상 기다릴 여유가 없다. 이명석 뉴욕한인상공회의소 회장이 올해 슬로건으로 내건 것처럼, `이제는 힘을 모아 쇄신해야 나아가야 할 때`이다. 수십 년간 근면 성실을 무기로 한인 업계를 뉴욕시의 대표적 소수계 경제 커뮤니티로 일궈낸 선배 상인들의 역량을 바탕으로 2007년 새해는 한발 짝 도약하는 한해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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