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청와대 쿠데타로 개헌은 안돼

2007-01-24 (수)
크게 작게
최응표(한미자유수호운동본부 상임대표)

“권력이 힘과 말을 가지고 장난치고 술수 쓰면 국민은 숨 조차 쉴 수가 없다”는 말을 노무현 대통령에게 새해 선물로 보내면서 개헌 불가론을 적어본다.

첫째, 헌법 범법자는 절대로 헌법 개정을 입에 올릴 자격이 없다.
노무현 정권이 출범한지 4년, 그동안 어디 헌법을 헌법으로 제대로 대접한 적이 있었던가. 타고난 오만과 편집증, 그리고 뒤틀린 편견과 오기는 언제나 헌법 위에 군림하지 않았는가. 그래서 결국 헌법 위반, 탄핵 전과자가 된 것, 그것도 대한민국의 대통령이란 사람이 말이다. 그리고 참여정부인지 퍼주기 정부인지가 죽을 쑤고 있는 것이 어찌 헌법 탓이란 말인가. 범인은 바로 헌법 경시 풍조라는 자신속에 있는데 왜 남 탓하며 온 나라를 들쑤시고 국민의 속을 긁어놓는지 궁금하다 못해 무서워진다.


집 수리는 반드시 자격증을 가진 제대로 된 목수에게 맡겨야 하는 법, 무면허 엉터리 목수에게 맡겨서야 어디 집 수리가 제대로 되겠는가. 그래서 개헌은 도덕성과 품성이 정상적이고 상식이 통하는 제대로 된 차기 대통령에게 맡기라는 것이고, 국가의 힘은 도덕성에서 나온다는 만고의 진리를 따르라는 것이다.둘째, 대선공약을 헛소리로 치부하며 국민을 속이는 직무유기 전과자는 개헌을 논할 자격이 없다.

“내 임기중에 절대로 개헌을 거론하지 않겠다”며 “되지도 않을 일을 갖고 평지풍파를 일으킬 생각이 없다”고 한 사람이 누군가. 그리고 “대통령의 발언은 개헌을 안 했으면 좋겠다는 취지”라고 한 자는 또 누구냔 말이다. 대통령과 비서실장이 아니었던가. 그런데 이제 와서 뜬금없이 개헌이라니.

개헌은 노무현씨의 대선공약이었다. 그런 국민과의 약속을 않겠다고 한 것은 국민을 상대로 한 사기라고 한대서 누가 감히 토를 달겠는가.그리고 어디 그 뿐인가. ‘원 포인트’ 개헌을 믿으라고 아무리 고성능 스피커가 떠들어댄다고 해서 믿을 국민이 얼마나 된다고 생각하는가. ‘투 포인트’ ‘쓰리 포인트’는 어디 숨겨놓고 국민을 그처럼 헷갈리게 하는건지, 이젠 좀 체면이란 걸 생각할 때도 되었다고 보는데, 그게 아닌 모양이어서 영 씁쓸하기만 하다.

이제 남은 시간 1년, 그래서 노대통령은 이제라도 국민의 뜻이 무엇인가를 똑바로 읽어야 살 길이 열린다. 다시 말해서 대다수 국민의 뜻이 아니라고 하는데는 그럴만한 충분한 까닭이 있다는 것이다. 곧 진실성의 문제, 양치기 소년의 교훈같은 것 말이다. 그래서 프랜시스 후꾸야마
교수는 ‘신뢰성 플러스 사회’와 ‘신뢰성 마이너스 사회’를 말하면서 ‘신뢰성 마이너스 사회’는 희망이 없다고 한 것이다. 그러기에 우리 노선생께서는 무엇보다 먼저 신뢰성부터 회복하는 것이 순리일 것이다.

셋째, ‘청와대 쿠데타’로 개헌을 꿈꾼다면 절대로 국민이 용서치 않는다는 것을 명심하기 바란다. 이 말은 당신들이 뿌린 씨앗이 부메랑이 되어 당신들을 단죄하는 것이다.탄핵 정국을 생각해 보라. 국민의 70%가 반대하는 것을 국회가 가결했다고 해서 ‘의회 쿠데타’라며 의원직을 내던지고 의사당 기물을 부수던 무리가 바로 당신들이 아닌가(하지만 의원 뱃지는 여전히 당신들 가슴에서 번쩍이고, 결국 국제 사기극으로 끝났지만).
그렇다면 같은 논리 선상에서 국민의 70%가 개헌은 시기적으로 부적절하다며 반대하는데도 꽈배기 심보로 밀어부치겠다는 그 오기야말로 ‘청와대 쿠데타’가 되는 것 아닌가.

“그리고 개헌은 안되도 좋고 그저 개헌을 발의한 대통령으로 역사에 기록되면 그것으로 족하며, 내가 손해보는 장사가 아니다” 이게 정말 대한민국 대통령의 말이 맞는가. 개헌이라는 국가의 중대사가 어디 안되면 말고 식으로 장난삼아 할 일인가.
“정말 국민 여러분, 왜들 뽑아놓고 고생하십니까”그래서 하는 말인데 “노대통령, 개헌을 발의한 대통령으로 역사에 기록되기를 바라기 전에, 너무 감투가 커 국민과 싸움만 하고 깽판만 치다 물러난 가장 무능력하고 못된 대통령으로 역사에 기록되는 것을 두려워하고, 계속해서 어깃장만 부리다간 노대통령의 기록은 아예 박물관행이 된다는 역사의 준엄함을 두려워하시오”

따라서 꽈배기 심보로 불러대는 역주행 행진곡으로는 절대로 국민의 심금을 울릴 수 없다는 것도 아울러 마음에 새겨 주었으면 한다.그래서 ‘청와대 쿠데타’로 역사의 흐름을 역주행 할 생각일랑 아예 접어두는 것이 본인의 말처럼 밑지지 않는 장사가 될 것이다. 그리고 대다수 국민의 염려처럼 개헌 발상이 대선이나 김정일을 염두에 둔 꼼수라면 그 땐 밑지는 장사가 아니라 본전째 들어먹는 아주 망하는 장사가 될 거라는 것도 잊지 말기를.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