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가슴에 아침 햇살이

2007-01-20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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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업(필라델피아)

오늘 새벽시장에서 여러가지 야채를 핸드럭에 싣고 주차장으로 내려오는데 멀리 떨어진 건물 지붕 위에서 눈부신 아침 햇살이 가슴에 와 닿았다.
순간 이 햇살이 저 우주 어딘가에 떠있을 우주정거장을 지나 내 가슴에 부딪친다고 생각하니 순간적으로 고맙고 황송하게 순간적으로 느껴졌다. 이 따뜻한 이른아침 햇살을 온 몸으로 받으며 한참 동안 서 있었다.

오늘 하루 내내 이 찬란한 빛과 함께 한다고 생각하니 새로운 에너지가 솟는 듯 하였다.어느 전문가가 쓴 글에 우리 몸에는 빛과 관련되는 여러가지 물질들이 있는데 성장호르몬처럼 일생 중 발육 시기에 최대로 분비되며 수면 주기를 조절해주는 멜라토닌, 활동시간에 활력을 유지시켜 주는 세로토닌, 그 외 햇빛이 있어야만 제대로 흡수되는 칼슘 등을 들 수 있다고 한다.


우리가 섭취한 칼슘은 비타민 D가 햇빛을 받아 작용하여 작은창자에서 우리 몸안으로 흡수하게 한다고 한다.그래서 발육 시기의 아이에게 아무리 젖을 잘 먹이고 이유식을 잘 시켜도 비타민 D가 부족하거나 햇빛을 쏘이지 않으면 칼슘이 잘 흡수되지 않아 곱추가 되는 구루병에 걸리게 된다는 것이다. 또한 세로토닌과 멜라토닌은 낮의 활동과 밤의 수면휴시간을 조화롭게 조절해 주는 호르몬으로 두 물질이 모두 빛의 영향을 받아 분비량의 증감이 일어난다고 한다.

자연광선이 인공 조명과 차이가 있다는 것이 이미 실험실에서 창문을 통해 자연광선을 쏘인 동물과 창문 없이 인공 조명만 있는 실험실의 동물을 비교한 결과, 자연광선에 있는 동물들이 세로토닌과 멜라토닌의 분비량이 훨씬 많고 건강한 털 색과 활동을 보인다고 요한스 연구진이 1988년에 밝혀냈다고 한다.우울증 환자에게도 광선요법을 사용한 결과 두 호르몬의 분비가 증가하였다고 1990년 호주의 버로우스 연구진과 독일의 폴츠 박사 연구진이 거의 동시에 보고하였다고 한다.그러므로 낮시간에 빛을 충분히 밝게 쏘여야 세로토닌이 충분하게 분비되어 자각기능도 활발하고 생기있게 활동할 수 있다고 한다. 또한 멜라토닌은 세로토닌에서 만들어지므로 밤에 그만큼 충분하게 멜라토닌이 합성될 수 있다고 한다.

특히 두 호르몬이 성장 호르몬처럼 나이가 들면서 분비량이 점차 감소하는데 이로 인하여 지각력과 근력이 떨어지고 밤잠도 적어지게 되는 현상이 나타나게 된다고 한다. 이와 마찬가지로 낮에 충분히 빛을 보지 못한 사람은 지각력도 떨어지고 불면증에 걸리게 되며 그만큼 노화현상이 빨리 나타나게 된다는 것이다.우리는 눈에 보이는 물질의 손익, 달콤하거나, 격한 말, 부드러운 손길, 쓰라린 통증 같은 오감을 자극하는 것에는 즉각 반응을 보이는 반면 보이지 않는 바람, 빛, 마음 같은 것에 대하여서는 있는지 없는지 있거나 말거나 특별한 느낌을 가지지 않는 편이다.

그러면서도 사람들은 시나 소설, 성명서, 연애편지, 노래가사 할 것 없이 선구자, 조국, 애인 신 등을 태양에 비유하거나 희망, 사랑, 장래성 등을 빛에 비유하여 상징적으로 표현한다. 그만큼 대단한 존재로 인식하고 있듯이 사람에게 생리학적으로나 감성적으로 중요하게 작용하는 것이
태양, 빛이라고 한다. 황망한 우주에서 쏟아붓는 이 찬란한 빛에 대하여 감사하며 팔을 벌리고 심호흡을 해 본다.차에 가득 올려놓는 갖가지 야채와 그들의 모양, 색상, 그리고 특유한 향기를 간직한 것도 모두
저 빛을 받았기 때문이리라...저들을 잘 손질하여 오늘 아침에 받은 이 빛의 에너지와 함께 좋은 음식을 조리하여 고객에게 제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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