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뉴욕한인회장에게 바란다

2007-01-17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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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륭웅(공학박사)

세월은 그냥 가는 게 아닐 것이다. 무언가를 우리 아둔한 인간에게 가르친다고 보여진다. 그 중 하나는 ‘인간이란 아무 것도 아니다라는 자각’, 그래서 이 세상에는 자신보다 못난 사람은 하나도 없다는 깨달음을 얻는 것. ‘백번 행동하는 것이 한번 깨닫는 것 보다 못하다’는 것을 깨닫는 것이 세월이 가고 우리가 나이를 먹어가며 얻는 귀중한 가르침이리라. 이것이 없으면 우리는 금수보다 못한 인간이다.

남을 존중하고 그 말에 귀를 기울이는 일, 남이 내게 잘못한 듯 하다고 하면 그렇게 생각지 않더라도 한번쯤 상대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는 일, ‘의심스러우면 좋은 쪽으로 생각하라’는 미국의 법 정신처럼 상대를 좋게 생각하는 일, 이런 것들이 세월이 우리에게 가르치는 일들이 아닐까.


최근 뉴욕한인회가 뉴욕한국일보의 불매운동을 벌이겠다고 결정하였다. 이유야 어쨌건 그런 극단적인 방법을 써야 하나 하고 생각하는 한인들이 많지 않을까 생각한다.양측이 모두 할 말이 있을 것이다. 단지 나는 신문사나 신문쟁이(?)들은 사회의 어떤 구성원 보다 ‘객관성’에 대한 훈련을 받은 사람들이라고 본다. 6하 원칙에 의해 가감 없이 자신의 개인적인 느낌을 배제한 채 기사를 쓰는 훈련을 끊임없이 받는 사람들이고 또 그것을 실천하는 집단이다. 그렇지 않았다가는 당장 독자들이 외면할 것이기 때문이다.

전에 뉴욕한인회장 피선거권자의 자격 요건이 문제가 되자한인회장은 공연히 한인사회에 분란을 일으킬 소지가 있다면서 철회한 바 있다. 그것은 한인회장으로서 잘 한 일이었다. 한인회장은 자신의 진심은 그게 아닌데 자꾸 주위에서 오해하고 흔든다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인간인 이상 거친 말이 나올 수 있다. 이해한다. 우리가 이 곳 객지에 살면서 가장 괴로운 일 중의 하나는 동포끼리 불화하는 일이다. 이제는 그것을 새해와 함께 떨쳐버릴 때다.세월이 지나서 보면 지금의 이 모든 일들이 부질없는 일일 것이다. “내가 왜 그랬나” 할 수도 있고 “내가 잘했다” 할 수도 있다. 그것 자체가 허망할 수도 있고.

뉴욕한인회장은 말썽의 단초가 된 중복 퍼밋 신청이나 불매운동을 거두어들이고 한인사회의 불화관계를 없애주기 바란다. 이것이 대부분 동포들의 생각일 것이다.그럴 때 우리는 과연 뉴욕한인회장 답다는 박수를 보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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