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깨끗한 승복이 필요하다

2007-01-17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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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순철(브롱스과학고 한인학부모)

4개월 넘게 학교와의 갈등을 지켜본 대다수 한인 학부모와 학생, 뜻있는 뉴욕의 많은 한인들은 일부 학부모들이 학교에 제기한 문제에 대해 뉴욕시 교육청이 모든 조사를 마치고 “학교의 기금 유용 혐의를 입증할 만한 증거 불충분”으로 종결지었다는 소식을 언론을 통해 접하게 됐습니다. 우리 모든 학부모는 이 결과에 또 다른 문제 제기를 전혀 원하지 않고 있습니다. 다만, 극히 일부 학부모가 아직도 겉핥기식 수사니 날림조사니 하는 것을 보면서 진정 자기 자녀와 다른 학부모나 학생을 조금이라도 생각하는 지각 있는 학부모인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처음 문제 제기부터 전체 학부모의 의견도 묻지 않고 몇몇 학부모의 의견이 전체의 의견인 것처럼 방송에 출연, 여러 차례 학교를 맹비난하고 하루가 멀다 하고 한국어 발전 기금 유용, 학교장의 학부모 무시, 최경미 교사 복직 요구 및 부당해고 철회, 임시 한국어 교사에 대한 비난 등 열거하기조차 부끄러운 일들을 연일 언론에 내보내는 것을 대다수 학부모들은 우려와 함께 자중을 요구하며 묵묵히 지켜보며 빠른 시간 안에 마무리가 되기를 기다려왔습니다.


이제 지금의 교육청 조사 결과를 우리는 깨끗이 승복하고 그동안 서로 의견을 달리한 학부모들이 우리의 자녀들이 학교생활을 잘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많은 학부모들은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학교와 한인학생 및 학부모와 갈등 치유는 쉽지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조사 결과를 깨끗이 승복하는 자세를 가져야 합니다. 그런 자세로 학부모의 단합된 모습을 보인다면 우리를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져 이전의 한인학부모 모습보다 훨씬 나아진 한인 학부모 인상을 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결과에 승복하지 않고 또 다른 요구를 한다면 이제 적어도 브롱스과학고에서의 한인학생들을 돌이킬 수 없는, 모두가 외면하는 소수민족의 학생 신분이 일부 학부모에 의해서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알아야 할 것입니다.

우리의 자녀들이 다른 민족의 학생들로부터 존경과 부러움을 받으며 훌륭한 부모를 갖고 있다는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학부모들은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내 자신의 의견이 중요한 것처럼 남의 의견은 더욱 중요하고 존중되어야 합니다. 이제 학생과 학부모는 앞으로 많은 일들을 남겨두고 있습니다.

2월에 있을 2007~08학년도 수강신청, 브롱스과학고 신입생 합격자 발표, 현 10학년의 한국어반 수강신청, 12학년의 대학 입학 합격 발표, 재학생들의 발전적 학교생활 및 대학 입학관련 세미나 등 학부모가 해야 할 많은 부분을 진행시키지 못하고 있습니다. 하루 빨리 갈등이 봉합되고 치유되어 성숙한 한인학부모회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뉴욕의 수많은 학부모와 학생들은 이번 조사 결과의 승복을 지켜보고 있음을 명심하기를 바라며 전체 학부모의 바람을 외면하지 말기를 바랍니다.

-브롱스과학고 한인학부모회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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