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추락하는 한국의 윤리의식

2007-01-11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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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식(한국산업대 교수)

한국생활 약 30년, 미국생활 30년을 마치고 다시 한국에 와서 2년에 접어든다. 처음 한국을 떠날 때의 한국과 30년 이후의 한국을 뒤돌아보면 경제적인 변화는 많이 상승되었지만, 오히려 도덕과 윤리와 문화적인 것은 점점 퇴보가 되어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그것은 있는 자와 없는 자의 차이가 점점 멀어져가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작년 아파트 값의 상승으로 없는 자들은 점점 단칸방 집 하나 구하기 힘이 들고, 전세값도 상승하여 손이 없는 날이면 이사하는 사람들이 줄을 서서 싼 곳으로 싼 곳으로 찾아나간다. 또 직장 취직은 학연이라는 것이 있어 부모님들은 서울에 있는 대학에 입학시키려고 별일들을 다 해가며 과외공부를 시키는 지경이다.강남에 있는 초등학교에는 인원이 정해져 있어 교장선생에게 발전기금을 주지 않으면 입학이 되지가 않는다. 그래서 조기유학으로 초등학교 때부터 유학을 보내어 기러기 엄마 아빠가 되어버린다. 겨우 입학한 학생들은 보통 아침 7시부터 저녁 9시30분까지 학교로, 학원으로 돌아다니다 집에 귀가하는 것이 통례이다.


또 시골에 가면 전신주마다 ‘아름다운 필리핀 여인과 결혼하세요’ 외 결혼중개 홍보물이 붙어있어 시골의 초등학교에 가면 이미 10%가 혼혈아이다. 이것은 시골의 젊은 여자들은 모두 도시로 나가 농사지을 사람이 없어 필리핀이나 베트남, 인도, 몽골 등의 외국인 여인들이 한국 시골땅을 지키고 있는 실정이다.그러나 강남은 저녁이 되면 여자들의 천국으로 변한다. 화려한 네온싸인 빛에 벤츠, BMW, 렉서스 등 세계의 유명 고급 차들이 즐비하게 좁은 골목을 메우며, 여인들은 추운 겨울에도 미니스커트에 화려한 화장에 주렁주렁 주얼리들을 달고 커피 한잔에 8,000원에서 1만원 되는 카페에서 떠드니 그것은 세계 어느 유흥가가 무색할 정도이다.

꼭 일년 전이다. 내가 갑자기 길가에서 어지럽고 토하고 정신을 잃어 병원에 실려갔는데 몇 시간이 지나도 그 자리에 앉혀놓더니 대학교수라고 명함을 꺼내니 그 긴 줄을 제치고 진찰을 하게 하여 관망이 좋은 특실에 입원시켜 약 10일을 있었는데 퇴원을 시키지 않아 학연으로 겨우 퇴원했던 적이 있었다. 이러한 것들은 그렇다 치고, 우리의 문화예술을 보면 요사이 한국미술협회 이사장 선거가 1월에 있어 각 후보들은 약 3억 이상의 선거비용으로 인사동 거리에 후보들의 얼굴로 도배를 하고 있다. 매일 저녁이면 술집마다 만원이고 빛을 보지 못한 작가들은 어느 줄에 서야 국물이라도 생길까 하고 관망하여 이 사람 밥 얻어먹고 저 사람 밥 얻어먹는 실정이다.

또 문화행사는 아무리 좋은 행사를 가지고 문화관광부에 후원금을 받으려고 하면 줄이 없으면 절대 돈이 나오지 않는다. 그래서 보통 그 줄을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 부탁을 하여 돈이 나오면 적당한 영수증 처리로 나누어 먹는 형편이다.또 문화관광부 산하에 공예예술을 위하여 만든 공예문화진흥원이라는 곳은 대한민국 모든 공예인들을 도와주라고 하는 돈을, 멀쩡한 건물 부수고 겨우 3층 엘리베이터 부착시킨 것 밖에 없는 새 건물을 지어 콩고물을 누가 많이 먹나 혈안이 되어 있었다.

2006년 6월 SOFA 쇼에도 어렵게 참가하게 도와주었더니 공예문화진흥원 직원 남편과 관계자 작가 14명에 나랏돈을 마치 자기 돈처럼 사용하여 5,000만원이면 충분한 것을 2억이나 지출하였고, 내가 1년 전부터 뉴욕에 있는 UN에 남북 공예문화행사를 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여 초청장을 받았더니 ‘너는 빠지라’며 초청장을 돌려달라는 것이다.
대학교수와 강사는 공정가격이 있어 아무리 실력이 있어도 될 수가 없는 실정이다. 지난번 S대학의 경우도 보면 시험에 분명히 떨어졌는데도 불구하고 신이라는 교수를 채용하기 위하여 몇달 후에 다시 시험을 보게 하여 합격을 시킨 적이 있었다. 교육자들이 이러하니 그것을 보는 학생들은 무엇을 배울 수 있을 것인가. 이렇게 한국의 도덕과 윤리와 문화가 썩어가고 있는 것은 과거 30년 전보다 더 살벌한 것을 피부로 느낀다.

이제 새해, 60년에 한번 오는 황금돼지해를 맞이하면서 우리 자라나는 어린 아이들은 옛날과 같이 마음껏 뛰어놀면서 맑고 맑은 세상이 있는 것을 보여주어야 하고, 시골과 도시와의 빈곤 차이를 줄이고, 우리의 농토는 우리의 여인들이 지키는 안정된 정부가 되기를 바라며 교육자들은 명예와 욕심을 버리고 연구 노력하여 새로운 학문을 가르쳐야 할 것으로 보며, 병원들은 돈을 벌려고 하지 말고 환자를 위한 병원이 되고, 문화 예술은 문화라는 좋은 글자 앞세워 뒤로 감투싸움 하며 돈 빼돌리지 말고 희생정신, 봉사정신, 창조정신으로 문화행사를 하여 한국의 찬란하고 고귀한 5000년의 역사를 더럽히지 말고 세계 만방에 뿌리내려 한국의 태극의 꽃을 피워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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