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포드대통령을 그리며

2007-01-05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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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륭웅(공학박사)

미합중국의 제 38대 대통령이었던 제럴드 R. 포드 대통령이 지난 12월 26일 향년 93세로 고이 잠들었다. 퍼스트레이디였던 베티 포드 여사는 “남편은 가족과 국가를 위해 살았다”며 이 위대한 한 인간의 죽음을 애도하였다.

부시대통령은 미국민에게 드리는 성명에서 “그는 진정한 신사였으며 미국의 신사다움을 구현한 참다운 표상”이라고 하며 미국민과 함께 슬픔을 나누었다. 사진부문 퓨리처상을 받았고 포드대통령의 개인 사진사였던 David Kennerly씨는 “내가 그를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결연한, 신념의 인간(resolute)”이라고 하였다. 그러면서 “내가 알게 되었고 존경하였던 그는 조용하지만 자기 자신에 대한 확신을 가졌던 인물, 내가 만난 어떤 인간보다도 속이거나 이중적이지 않고 쓸데없는 언동을 하지 않았던 사람
이었다.


오직 한 얼굴뿐인(이중적이지 않은) 인간이었고 비밀스런 생각도 없었던 사람이었다. 골프를 좋아 하였지만 아무도 안 본다고 볼을 옮기거나 하지 않았다”라고 고인을 평하였다.뉴욕타임스는 12월 28일자 첫번 사설에서 제목을 라는 이름 석자의 제하에서 1974년 9월 8일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사임한 닉슨대통령의 사면을 처음에는 많은 미국인들이
비난하였지만 그 후 잘 한 결정으로 역사가 평한 것을 두고 고인의 미래에 대한 안목을 높이 샀다.

제 2차 세계대전 중 고인은 31세의 해군 중위로 조국을 위해 싸웠다. 전투중 맞은 코브라 태풍으로 10척 이상의 전함과 150대의 비행기 및 793명의 인명손실이 있었지만(2차대전 최대의 자연재해) 포드의 전함 Monterey는 포드의 목숨을 건 노력으로 배와 인명 모두 무사할 수 있었다. 그를 아는 이웃들은 “그는 대통령이기 이전 우리의 좋은 이웃”이라고 회고하며 고인이 그리도 사람이 온화하고 인품이 그만이었다고 한다.

한 30년 전쯤 나는 고인이 허름한 옷을 입고 집에서 빵을 굽다가 손이 데일뻔한 사진을 보고 좋아했던 적이 있다. 비록 국민이 뽑지 않았고 전임자인 닉슨대통령이 임명하였고 2년 반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있었지만 역사는 그를 “미국의 상처를 치유한 대통령”으로 보고 있다.

내가 감동하는 것은 고인은 평범한 사람-진실한 사람-한 입으로 두 말 하지 않는 서민이었지만 위기에 처해서는 결연하고 지도력을 보이며 국가와 민족을 이끌었던 사람이었던 것이라고 하겠다. 이는 1975년 크메루즈에게 나포된 화물선 Mayaquez 인질 구출작전이 잘 보여주고 있다.원래 용감하고 신념에 찬 사람, 위기에 굴하지 않는 사람, 국가와 민족, 자유와 인류의 공동선을 위해 싸우는 사람은 조용하다. 보기엔 허름하고 별 볼일 없는 것 같다. 이런 보석같은 자질을 나는 영면한 포드대통령을 통해 배운다.

우리의 위대한 대통령이시여- 부디 고이 잠드소서. 우리가 그대를 사랑하였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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