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신년 사설/ 희망에 찬 새해를 맞자

2007-01-02 (화)
크게 작게
정해년 새해가 밝았다. 새해는 새 출발이며 새로운 시작이다. 새해는 지난 해 이루지 못한 과제를 새로운 결의로 풀어나갈 때 의미가 있다. 우리가 살고 있는 미국과 한인사회에는 새해에 풀어야 할 숱한 과제가 산적해 있다. 이라크 전쟁, 경제부진, 이민법안 등이 그런 과제이며 한인경제의 만성적인 불경기 또한 새해에 우리가 풀어야 할 숙제이다.

우선 이라크 전쟁에 대해 생각해 보자. 테러와의 전쟁으로 시작된 이라크 전쟁으로 미국은 전쟁의 수렁에 빠진 상태에서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전쟁의 종식을 원하는 국민여론은 지난해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에 패배를 안겨줬다. 이제는 어떤 방식으로든지 이 전쟁의 해결책을 찾아야 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이라크 뿐만 아니라 북한의 핵문제와 이란의 핵개발 등 국제사회에서 미국의 외교정책에 대한 도전이 만만치 않다. 미국이 이러한 도전을 극복하고 세계 초강국의 지위를 유지할 수 있을까 하는 문제가 초미의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그리고 미국의 경제는 어떻게 될 것인가. 지난해 하강 국면에 들어가기 시작한 미국의 주택경기가 새해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미국의 경제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새해에 주택경기의 하락이 본격화 한다면 미국 경제는 지난해 보다 악화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럴 경우 경쟁력이 취약한 한인 경제는 더욱 큰 타격을 받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우리 생활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경제의 안정을 위해 정부는 특단의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특히 한인 비즈니스는 지난해 보다 악화될 수도 있는 경제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경주해야 할 것이다.


또 이민법안은 새해에 넘어야 할 산이다. 이민의 나라인 미국에서 이민문제는 나라의 근본을 결정하는 중대 문제이다. 특히 현재 1,000만이 넘는 불법체류자에 대한 처리 문제는 미국민과 정치인 간에 찬반이 엇갈리는 핫 이슈가 되고 있다. 지난해 연방의회와 행정부에서는 수많은 이민법안이 거론되었지만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 한인사회에는 상당수의 불법체류 한인들이 있고 불법체류자의 고용문제는 한인업계의 이해관계에 관련된 사항이기 때문에 향후 이민법 개정의 방향은 우리의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이민문제에 대한 정당간, 지역간 논쟁이 격화되고 국민적 갈등이 심화될 경우 남북전쟁 이전 노예제도를 둘러싼 논쟁처럼 악화될 우려마저 없지 않다. 새해에는 국민적 합의로 이민문제에 대한 단안을 내려야 한다.

이와같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지난해 우리 한인사회에서는 매우 고무적인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미국의 중간선거에서 한인들의 정계 진출이 늘었고 한인 젊은이들이 주류사회 각계에서 괄목할만한 진출을 보여주었다. 이와 함께 우리의 우수한 문화유산이 미국사회에서도 점차 널리 알려
지게 되어 본격적인 한류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한국인으로는 최초로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선출된 것도 한인들의 위상을 높이는데 한 몫을 했다.

특히 새해는 대통령 선거의 해이다. 미국에서는 새해가 시작되면서 내년의 대통령 선거에 나설 민주, 공화 양당의 대선후보들이 부상하기 시작하고 한국에서는 올 12월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선거전이 치열한 한 해가 될 것이다. 우리는 미국 대선에서 한인의 정치력을 유감없이 보여줄 수 있도록 새해에 차분히 대처해야 한다. 또 한국에서는 지난번 대선 이후 깊어진 국민들 사이의 갈등의 골이 이번 선거로 더 깊어지지 않고 화해와 포용으로 함께 아우러지는 대선이 되도록 간절히 소망해야 한다.

일찌기 토인비가 도전과 응전을 말했듯이 우리의 삶에는 언제나 도전이 있고 이 도전을 극복하면 새로운 도약을 이룩할 수 있다. 지난해 우리에게 부과된 수많은 과제는 새해 우리에게 다가온 도전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화합과 단합을 바탕으로 내실을 다지고 외연을 확대함으로써 이 도전을 극복할 수 있다. 그러면 이 새해는 희망에 찬 새해가 될 것이다.
새해인 정해년은 돼지 해인데 돼지 해 중에서도 60년만에 한번씩 돌아오는 붉은돼지 해라고 한다.

이 해에는 불이 활활 타오르듯 기운이 넘쳐 집안과 사업이 번창한다는 속설이 있다. 본지에 대한 독자 여러분의 사랑에 감사드리며 덕담 한 마디를 나누고자 한다. “독자 여러분, 붉은 돼지해에 부자되시고 건강하고 행복하십시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